김성욱기자
<i>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i> 인생의 의미를 고뇌하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던진 물음을 오늘날 한국의 10대가 다시 묻자, 한 누리꾼이 남긴 답변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을 10대라고 밝힌 A씨는 지난 5일 네이버 질의응답(Q&A) 서비스 ‘지식인’을 통해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질문을 던졌다.
A씨는 "인생은 왜 살아야 하는 걸까요?"라며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해 돈 벌려고 지금 10대 시절을 공부로 채워야 하는 건가요. 취직해서 돈 벌면 행복이 저에게 마중 나올까요.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면 딱히 그러진 않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대체 뭘 위해서 사는 건가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왜 인간은 살아야 하는 건가요? 왜 인간의 삶은 고귀한 건가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딱히 이유가 없다, 태어났으니까", "먹고 살기 위해", "단순하게 살아보길", "삶의 이유를 찾는 건 인간의 과제" 등 보편적인 내용의 답을 담겼다. 그런데, 누리꾼 B씨는 "삶을 사는 것에 회의감이 드셔서 이렇게 말씀하신 거겠죠? 좋아하는 것을 많이 찾아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B씨는 “저는 더 안 살고 싶어졌을 때 자퇴했는데, 자퇴하고 보니 시간이 엄청 많더라고요. 저는 그 시간에 제 취향을 정말 많이 찾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게 정말 많더라고요”라며 “좋아하는 게 많아지면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을 생각이 잘 안 나요. 저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못 찾아서 그만 살고 싶어졌던 건데, 이젠 못 찾았는데도 더 살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어 “저도 아직 공부해야 할 나이라서 잘은 모르는데, 그냥 삶이란 게 별거 없는 것 같아요. 행복하면 끝”이라면서 “하늘을 한 10분만 올려다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강아지 구름을 찾으면 행복해지거든요”라고 조언했다. 그는 하늘에 있는 구름 위에 강아지를 그린 후 '화난 강아지 구름'이라고 이름 붙인 사진도 덧붙였다.
사소한 행복에 관해 이야기한 B씨의 답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왔다.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훌륭한 답변”, “어른이지만, 나도 위로받고 간다”등 반응을 보였다. A씨 역시 40개가 넘는 답변 중 B씨의 답변을 채택하며 고마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