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MS, 애플과 격차 벌리나…월가 'MS 주식 사라'

MS 매수 의견 50건…애플은 26건으로 절반
월가 "5년 후도 MS 시총이 애플 앞설 것"
AI시장 선도…중장기적 전망 더 밝아
이번 주 실적 발표 주목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도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두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 확산되고 있다. MS와 애플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실적이 연이어 공개되는 '어닝 슈퍼위크'인 이번 주 나란히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총 1위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에 따르면 월가에서 MS 주식에 '매수' 투자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5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애플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는 26명으로 MS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월가에서 나온 '중립' 투자의견은 MS가 4건, 애플이 12건이었다. 매도를 권하는 '비중축소' 의견은 MS가 0건, 애플이 2건으로 나타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애플보다 MS 주가를 훨씬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MS 주가는 올 들어 애플이 횡보할 때 7% 넘게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앞서 투자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 성공으로 지난해에도 주가가 57% 가까이 뛴 MS는 지난 25일에는 시총 3조달러(약 4010조원)를 돌파,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등극했다. 현재 MS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3배로 애플(28배)과 S&P500 지수(20배)를 크게 앞선다. 스마트폰 시대에 다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한물 간' 1990년대 PC 제왕에서 AI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순식간에 AI 선두주자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다. 앞서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약 17조3700억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5년 후 기업가치도 MS가 애플보다 높을 것으로 점친다. 한 외신이 지난주 월가 기관투자가 13명에게 5년 후 MS와 애플의 기업가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응답자 모두 MS가 애플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성형 AI가 IT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오픈AI와 손잡고 이 시장을 선도하는 MS가 중장기적 전망이 훨씬 밝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애플은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AI 기능을 적용하고 있지만, MS와 구글보다는 AI 경쟁력에서 뒤처진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주가가 4300% 뛰며 2011년 시총 1위로 올라섰지만, AI 주도권은 다른 빅테크에 내줬다. 중국 내 아이폰 수요 감소 전망도 애플 주가를 누르는 요인이다.

투자자문사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 수석은 "두 기업 모두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가치를 보장받으려면 공격적인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며 "MS가 애플보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커 애비뉴 자산운용의 킹 립 수석 전략가는 "MS는 애저 클라우드, 게임,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많은 수단을 갖고 있으며 그 중 AI는 가장 매력적"이라며 "반면 애플은 성숙한 시장인 아이폰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고, AI 군비 경쟁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번 주 MS와 애플이 공개하는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바뀔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 30일에는 MS, 다음 달 1일에는 애플의 실적을 내놓는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지에 따라 향후 주가 방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엔비디아가 향후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MS, 애플과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주가가 3배 뛰었고 지난주에는 시총 1조5000억달러(약 2005조원)를 돌파해 4위인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

웨인 코프먼 피닉스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80년대 초 인텔, 90년대 초 MS와 비슷하다"며 "엔비디아가 5년 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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