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집단괴롭힘에 노출된 경우, 어머니인 이주민 여성의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픽사베이
25일 김진호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안은혜 워싱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함께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이주민 여성 1466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규명됐다고 밝혔다. 다문화 청소년들이 겪는 괴롭힘 피해와 이민자 어머니의 정신건강에 대한 연관성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2011~2019년 이뤄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다문화 청소년 패널 조사'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아동 중 29.5%는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조사 대상 이주민 여성 중 2.4%는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결과 자녀가 집단 괴롭힘 피해를 겪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가능성이 1.2% 포인트(p) 높았다.
특히 자녀가 똑같이 집단 괴롭힘 피해를 겪더라도, 저학력·저소득 어머니가 고학력·고소득 어머니와 비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의 학력과 가계 소득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경우, 극단적 선택 충동 비율이 높았다.
김 교수는 "다문화 청소년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배타적 태도는 다문화가정 구성원 모두에 대한 피해로 이어진다"며 "이민자 어머니들의 사회·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유의미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인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