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지난해 대기업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었다. 전체 취업자 중 대기업 취업자 비중도 10.9%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2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8만9000명 늘어난 308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취업자가 300만명을 넘은 것은 2004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증가세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지속됐다.
특히 증가 폭은 코로나 시기에 더 커졌다. 대기업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코로나 사태가 처음 발생한 2020년 7만9000명에서 2021년 14만3000명으로 커졌고 2022년에 18만2000명으로 더 확대됐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대면 업종이 많은 중소기업은 고전했지만, 대기업은 비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더 성장해 나온 결과로 분석된다.
대기업 중 고용 규모가 가장 컸던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12만4070명으로, 1년 전보다 6166명(5.2%) 늘었다. 이는 코로나 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해도 1만9026명(18.1%) 증가했다. 현대차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7만1520명으로 1년 전보다 847명 늘었고 4년 전보다 2213명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주요 기업별 직원 수는 기아 3만5438명, LG전자 3만4198명, SK하이닉스 3만2217명, 대한항공 1만7839명, LG화학 1만4821명, 삼성SDI 1만2161명, LG에너지솔루션 1만1793명, 현대모비스 1만1754명 등이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대기업 취업자 비중은 10.9%로, 2020년 9.9%에서 2021년(10.3%) 처음 10%를 돌파하고서 2022년 10.7%에서 지난해 11%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해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23만8000명 늘어난 2532만9000명으로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다. 중소기업 취업자는 코로나 첫해인 2020년 29만8000명 줄었다가 2021년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은 89.1%로 오히려 역대 최저였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취업자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기업 취업자 증가율은 3.0%로 중소기업(0.9%)의 세 배가 넘는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고용 양극화가 2분기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고용 증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중소기업이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