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원을 횡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직원이 17일 국내로 압송됐다.
경찰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4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45)를 이날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46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가운데)가 17일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됐다.[사진제공=경찰청]
최씨는 2022년 4월27일부터 총 7회에 걸쳐 17개 요양기관의 압류진료비 지급보류액 46억2000만원을 본인 계좌로 송금해 횡령한 뒤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이는 공단 내부에서 발생한 횡령액 중 가장 큰 액수였다. 횡령이 약 5개월간 이어졌음에도 공단 내부 감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단의 관리시스템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령하고, 수사관서인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코리안데스크, 경기남부경찰청 인터폴팀으로 구성된 추적팀을 편성해 1년 4개월 동안 추적을 벌인 끝에 지난 9일 필리핀 현지에서 최씨를 붙잡았다.
이번 피의자 송환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는데, 검거 당시에는 필리핀 이민국 내부 사정으로 인해 최소 한 달가량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피의자가 검거 이후 코리안데스크 파견 경찰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은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담당관과 협의해 필리핀 이민국과 조기 송환을 위한 교섭에 착수했다.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고 수사를 위해 신속 송환이 필요하다는 강원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의 의견도 조기 송환 추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찰은 송환된 최씨의 횡령 혐의 외에도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필요시 계좌 동결 조치 등 범죄수익금이 환수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자가 세계 어디로 도피하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국내로 송환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