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미국에서 달리는 지하철 위를 질주하는 이른바 '지하철 서핑'(Subway Surfing)이 유행하는 가운데, 한 14세 소년이 지하철 서핑을 하다 선로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 12일 오후 2시 30분께 브루클린 애비뉴 N 역 인근에서 지하철 서핑을 하던 알람 레예스(14)가 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레예스가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지하철 서핑을 하기 위해 열차 위에 올랐다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선 이 같은 지하철 서핑으로 사망하는 사레가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서브웨이 서퍼'(Subway Surfers)를 따라서 하는 이 놀이는 달리는 열차 위에 올라타 서핑하듯 묘기를 부리는 것이다.
일부 10대가 지하철 서핑을 통해 많은 조회 수와 '좋아요'를 얻자, 다른 이들도 유행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은 지하철 서핑을 촬영해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조회 수를 더 늘리고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더욱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달리는 열차에 외관이나 위에 올라가 이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중상 혹은 사망으로 이어지기가 십상이다.
뉴욕시 교통 당국 통계를 보면 뉴욕에서 지하철 서핑을 비롯한 열차 외부 탑승 사고 건수는 2021년 206건에서 2022년 928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그런가 하면 2023년 상반기에만 지하철 서핑에 대한 보고가 450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 14세 소년이 지하철 서핑을 시도하다 철로 상단에 있는 구조물에 부딪혀 숨지는 등 2023년 한 해에만 지하철 서핑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유로 뉴욕시는 청소년들의 지하철 서핑을 막기 위해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과 협조해 지하철 서핑과 관련된 사진·영상 등의 게시를 막거나 삭제하고 있으며, 관련 경고 방송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특히 방과 후 시간 동안에는 특별 순찰대까지 배치하고 있다.
리처드 데이비 MTA 뉴욕시트랜짓 사장은 "또다시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며 "지하철 서핑은 사람을 죽이는 치명적인 게임으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틱톡에서 이처럼 위험한 '도전'(챌린지) 영상이 유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환각성 약물을 대량으로 복용하는 챌린지 영상이 유행해 13세 소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9월에는 매운 과자를 먹은 뒤 일정 시간 동안 음료를 마시지 않고 버티는 '원칩 챌린지'에 참여한 10대 소년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외에도 기절할 때까지 자기 목을 조르는 '블랙아웃 챌린지', 두 사람이 한 사람의 종아리를 동시에 걷어차 넘어지게 하는 '스컬 브레이커 챌린지', 현대차·기아 도난 챌린지 등이 유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