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커피머신이 세균 퍼뜨린다고?…반전의 연구결과

독일 연구진, 병원 커피기계 샘플 채취
분석 결과 치명적 병원균 나오지 않아

병원 커피기계가 감염 확산의 잠재적 원인으로 일부 주목을 받았지만, 새로운 연구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헬스데이뉴스(HealthDay News)에 따르면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의 임상 미생물학 및 병원 위생 연구소 소장인 사라 빅토리아 워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병원에서 커피머신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는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결론내렸다. 독일 연구진은 25개의 자동 캡슐 커피 메이커와 에스프레소 머신을 면봉으로 채취했다.

병원에 설치된 커피머신의 위생환경이 면역 결핍 환자에게 치명적이지는 않을까. 독일 연구진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계 중 17대는 독일 쾰른의 한 대학병원 휴게실과 사무실에서 나온 것이고, 나머지 8대는 직원의 집에 있는 것이었다. 모든 커피 메이커는 최소 1년 동안 사용된 것이다.

연구원들은 물받이, 배출구, 버튼, 물탱크 손잡이, 물탱크 내부 등 다섯 곳의 특정 장소에서 면봉을 채취했다.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우선순위가 높은 'ESKAPE 병원균'에 초점을 맞추었다.

ESKAPE은 독력이 강하고 항생제 내성을 많이 가지는 여섯 종류의 병원균을 가리킨다. 여섯 종류의 세균은 각각 엔테로코커스 패시움(Enterococcus faecium),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엔테로박터(Enterobacter)이다.

ESKAPE에 속한 세균들은 전 세계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원내감염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인데, 특히 면역결핍 상태의 환자나 중증 환자에서 감염의 위험이 가장 크다.

놀랍게도 모든 커피 머신에서 박테리아 성장이 감지됐다. 더욱이 병원 기계는 가정용 기계보다 미생물이 약 3배 더 많이 서식했으며, 34개의 면봉에서 135개의 변종을 분리한 것과 비교해 72개의 면봉에서 360개의 변종을 분리했다.

그러나 검출된 종의 대부분은 피부나 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로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황색포도상구균만이 가정용 커피 메이커의 버튼에서 한 번, 병원의 물탱크 내부에서 한 번 검출됐다. 포도상구균이 발견된 위치는 사용자의 손이 기계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 닿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 18일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 환경의 커피 메이커는 안전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연구원들은 결론지었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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