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비례대표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다당제 구현이라는 지난 대선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자는 의견과 총선 승리를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자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미 총선 승리를 위한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선거는 승부 아닌가.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고 했고,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지난 5일 CBS 라디오에서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때로는 약속을 못 지키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두 번의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의총에선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고, 14일 의총에선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며 불출마 선언이란 배수의 진을 쳤던 이탄희 의원은 의총에서 눈물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선거법만 지켜달라"며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및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국민 정치 개혁 약속을 지키고 희망을 줌으로써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1당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멋있게 지역구 253개 본판에서 이겨서 다음 선거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멋없게 지면 정말 그거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죄"라고 했다.
여야가 논의 중인 절충안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에는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현대 증오 정치 구조를 막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어차피 그렇게 해도 거대 양당 합쳐서 290석이 나오는 선거 구조를 도입하는 순간 정치의 목적 기능이 상실된다"며 "어떤 지역 균형의 문제 연합 전략 등 연동형 비례대표제하에서도 배려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당내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이미 제20대 국회에서 선거 치를 때 이 논쟁이 있었고 우리는 결과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또 후회했다"며 "그 논의가 지금 똑같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미 제20대 국회에서 선거 치를 때 이 논쟁이 있었고 우리는 결과적으로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또 후회했다"며 "그 논의가 지금 똑같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석수 몇석 얻을 수 있는데 못 얻는 게 말이 되냐 우리가 이겨야지' 이 논리에 모두 다 매몰이 돼버리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이미 여러 번 약속을 파기해서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에 대한 신뢰 지수가 낮은 상황이다. 이거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내년 1월 초까지 선거제 개편에 대한 총의를 모아갈 계획이다. 1월 초에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