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가상자산으로 정의하는 대상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이 제외된다. 아울러 가상자산 이용자 예치금은 은행이 관리해야 하며 예치금 운용으로 얻은 수익에 대해서 가상자산 사업자는 예치금 이용료를 이용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7월19일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세부 내용을 규정하기 위해 시행령 및 감독규정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시행령 및 감독규정은 우선 고유성을 가지고 있어 상호 간 대체될 수 없는 NFT에 대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적용이 배제되는 대상으로 추가 규정했다. 주로 수집 목적 등으로 거래돼 보유자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명칭이 NFT라고 해도 대량 발행돼 대체가 가능한 방식으로 거래되거나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지급수단으로 사용 가능한 경우에는 가상자산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필요시 명확한 법 집행 및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와 업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NFT 판단 기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채권과 모바일 상품권, 실질이 예금에 속하고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예금토큰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하며 CBDC, 게임머니, 전자화폐, 전자등록주식, 전자어음, 전자선하증권 등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용자 예치금 관리기관과 운용 방법도 규정했다. 예치금 관리기관은 공신력과 안정성, 현행 예치금 운영체계 등을 고려해 은행으로 정했다. 은행은 예치·신탁받은 예치금을 자기재산과 구분해 국채증권·지방채증권의 매수, 정부·지방자치단체가 지급을 보증한 채무증권의 매수 등 안전한 자산에만 운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운용수익에 대해 발생 비용 등을 고려해 예치금 이용료를 이용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앞서 업비트는 고객의 원화 예치금에 대해 케이뱅크로부터 이자를 받고도 이를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킹 등 침해사고 방지를 위해 이용자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80%는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하며 보험·공제 가입 시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5% 이상을 보상한도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했다. 경제적 가치의 5%가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에 원화마켓 거래소는 최소 30억원, 그 외 가상자산사업자는 최소 5억원 이상을 보상한도로 하는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 외에도 미공개중요정보가 공개돼 내부자거래가 가능한 시점, 예외적으로 이용자 가상자산에 대한 입출금 차단 사유도 규정했다. 시행령은 전산장애가 발생한 경우, 법원·수사기관·국세청·금융당국 등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요청한 경우, 해킹 등 사고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 등에 대해서만 임의적 입출금 차단을 허용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를 배상하고 정당한 이유에서 입출금을 차단하더라도 미리 사유를 통지하도록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이상거래 감시의무를 부과하고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절차도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행령 및 감독규정은 이용자의 자산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세부적인 기준과 방법을 규정한 것"이라며 "내년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되면 이용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안전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될 경우 가상자산 사업자가 제3자에게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위탁해 운용하는 형태의 예치·운용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는 개별 영업 행위에 대한 구체적 규율은 없다. 하지만 가상자산 사업자는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종·동량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