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8초 완판' 등 수식어를 자랑하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리즈의 '리셀가'가 확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큰 수익을 기대했던 '리셀러'들은 낭패를 보고 있다.
7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메종 마르지엘라 갤럭시 Z 플립5'의 재거래 최고가는 약 299만원이다. 해당 거래가는 모델의 응모 당첨 발표가 있던 지난 1일 체결된 가격이다.
이는 출고가(249만7000원) 대비 약 50만원 정도 웃돈이 붙은 셈이지만 전작 모델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작 모델의 경우, 약 100만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반면, 크림에서 현재 메종 마르지엘라 갤럭시 Z 플립5의 구매가는 출고가에도 못 미치는 248만원이다.
리셀 시장에서 앞선 협업 제품이 인기를 얻었던 이유는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때문이다. 리셀러 또한 이런 점을 이용한 시세 차액을 노렸다.
특히, 한정판 스마트폰의 경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리셀 사례가 잦았다.
실수요자들은 구매 경쟁에 밀려 제품을 구하지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서라도 리셀러들에게 제품을 사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명품 협업 모델에 대해 소비자의 반응이 식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와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리셀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것이 갤럭시 폴더블폰과 명품 브랜드의 반복된 협업에 소비자들이 더는 참신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리셀에서 가장 중요한 희소성 또한 많이 떨어졌다는 소비자 의견도 나온다.
이런 의견을 반영하듯, 리셀 시장에선 플립뿐 아니라 폴드의 가격 또한 출고가랑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 200만원의 웃돈이 붙었던 '톰 브라운 갤럭시 Z 폴드 3 에디션’과 달리 최근 출시한 ‘톰 브라운 갤럭시 Z 폴드 5'는 최고 80만원의 웃돈이 붙는 정도에서 그치기도 했다. 최근 출시든 폴드 또한 현재 판매가와 리셀가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각에선 과도한 리셀로 인해 건전한 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세 차익만을 노린 리셀러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정작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리셀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재는 어렵다. 무엇보다 리셀은 기본적으로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기 때문에 되파는 걸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따라, 경기장 등에서 암표 매매를 하면 1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형을 받지만,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재판매를 규제할 처벌법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