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동우기자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내년부터 국내제조 주류에 대한 기준판매비율제도를 도입해 국내 주류가격 안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부처별 물가안정 대응 및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상황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국내제조 주류에 기준판매비율제도를 도입해 수입주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국산주류에 대한 세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기준판매비율제도는 국산 증류주(희석식·증류식 소주, 위스키 등)에 대한 세금 부과 기준에서 생산 원가(출고가) 중 기준판매비율만큼의 금액을 차감한 뒤 이를 과세표준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기준판매비율제도를 도입할 경우 국내 증류주의 출고가가 인하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 차관은 "이를 위해 오늘부터 관련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올해 내 필요한 조치를 완료해 내년 1월1일 출고분부터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에도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관세 인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업계가 일부 가격 인상을 자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 지난달 주요 김장재료(14종) 가격이 전년보다 평균 9.7% 하락하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 역시 10월 초 대비 150원 수준 하락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0월보다 상승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성과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자동차보험료 등 주로 연말연시에 가격 조정 논의가 있는 품목에 대해 품목별 물가안정책임관이 중심으로 적절한 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관은 "지난해보다 손해율이 개선된 자동차보험의 경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상생금융방안에 대해 업계와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4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 차관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지난 2년간 정부와 기업은 중대재해 예방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해왔으나, 현장 의견수렴 결과 기업은 충분한 준비와 대응이 여의치 않고, 정부 지원책도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임박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유예기간 연장, 지원 확대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대재해 취약 분야 중심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 완비 지원 등 궁극적으로 중대 재해 감축이 이루어지도록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련 종합대책을 빠른 시일 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국회에서도 중소기업이 처해있는 어려움과 준비 실태를 고려해 적용 시기 유예를 위한 법 개정안이 충분한 숙의를 통해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