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논란'에 엑스 광고를 중단한 광고주들을 향해 공개석상에서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린다 야카리노 엑스 CEO가 이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밤 야카리노 CEO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일론 모스크는 '딜북 2023'에서 광범위하고 솔직한 인터뷰를 했다"며 "그는 또한 사과와 설명, 우리 입장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엑스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정보 독립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엑스는 언론의 자유(Free speech)와 소통의 장(Main street)의 독특하고 놀라운 교차점에 서 있다"며 "우리의 의미 있는 일을 믿어주는 파트너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야카리노의 글은 머스크의 '욕설 인터뷰'의 본질을 두고 광고주가 광고를 무기로 사상이나 철학을 강요할 수 없다는 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전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딜북 서밋 2023' 공개 인터뷰에 참석해 최근 X의 반(反)유대주의 논란으로 광고를 중단한 기업들에 관해 얘기하던 중 욕설을 여러 차례 내뱉었다.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자신을 '협박'(Blackmail)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들이 광고와 돈을 통해 나를 협박하려 한다면, 엿이나 먹어라(Go f- yourself). 광고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광고주들의 보이콧으로 X가 파산한다고 해도 대중은 자신이 아니라 해당 광고주들을 비난할 것이며, '역 보이콧'을 할 것이라 주장했다.
다만 그는 엑스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담은 주장에 지지하는 글을 올린 데에는 사과하며 "그 특정 게시물에 댓글을 달지 말았어야 했다. 이건 내가 플랫폼(엑스)에서 한 일 중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고 후회했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을 인용해 머스크의 이번 욕설 사건으로 엑스에서 광고주 이탈이 더 심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회사 D.A 데이비슨앤드컴퍼니의 애널리스트 톰 포르테는 "우리는 더 많은 기업이 X에 광고를 중단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며 "이에 따라 이 플랫폼의 구독 수익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AJ벨의 투자 책임자 러스 몰드는 "머스크는 트위터(엑스)의 가치가 자신이 지불한 440억달러(약 57조원)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지만, 광고주들이 머스크의 발언에 깊은 불쾌감을 느낀다면 이런 (가치가 낮은) 상태가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신은 "현재 트위터 인수를 위해 머스크에 수십억 달러를 꿔준 은행들은 엑스를 떠난 광고주를 욕하는 머스크의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고는 여전히 엑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