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시위 페미 모이면 칼부림' 예고…경찰 수사 착수

28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
이날 오전 11시부터 여성단체 시위

국내 게임 기업 '넥슨' 본사 인근에서 여성단체 '페미니즘 혐오 몰이 규탄' 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회 참가자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예고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8일 오전 1시 33분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내일 넥슨 페미X들 모이면 칼부림 할거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협박 게시글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본문에 "다 죽여 버릴 것", "해봐" 등 글을 적었다. 또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리자 글쓴이는 칼 사진과 함께 "다 죽여 버릴 것", "성인은 칼을 맞아도 안 죽는 줄 아느냐. 빠르게 급소만 노려줄 테니 내일 사망신고부터 하라"고 하기도 했다.

경찰은 디시인사이드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글 게시자를 추적 중이다. 집회 현장에도 경찰 인력을 배치하는 등 조처를 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를 겨냥한 협박 글을 게재한 사람은 이 글쓴이 1명이다.

한편 여성단체를 비롯, 민주노총, 한국노총, 청년참여연대 등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넥슨 본사 앞에서 넥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연다.

사건은 앞서 넥슨이 서비스 중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한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서 촉발됐다.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로 분류되는 '메갈리아' 등에서 사용하는 특정 손동작이 영상 내에 삽입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자사 유통 게임의 홍보 애니메이션에서 해당 손동작이 여러 차례 삽입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들은 현재 비공개 조처됐다.

애니메이션 영상은 외주업체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외주업체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됐던 스태프가 개인 SNS에 남긴 발언 때문에 저희가 만든 모든 영상이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라며 "개인적인 정치사상이 영상에 표현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넥슨 측 총괄 디렉터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진상조사 및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여성단체 등은 이런 조처가 부적절하다며 이날 오전 11시부터 넥슨코리아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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