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이달에 올 들어 가장 높은 월별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급하게 오른 만큼 숨고르기에 접어드는 모습이어서 2600선 회복도 내년 초로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9.56% 상승했다. 월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달에 7.59% 하락하며 월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이달 상승세가 돋보였다.
다만 최근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0.73% 하락하며 2400선을 내줬고, 전일에도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2400선을 하회했다. 가파르게 오른 만큼 숨고르기에 들어갈 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코스피는 월간 수익률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국내외 금리 하락과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수급 변화 덕이 컸다"면서 "그러나 올라간 속도가 급했던 만큼 언제 쉬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증시 상승동력으로 작용했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때 65%, 89%에 달했던 내년 5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 기대가 47%, 70%로 하락했다"면서 "시장은 5월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 10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대해왔지만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했다고 인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금리 인하 전망치(컨센서스) 변화에 따른 등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연말 2600선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숨고르기로 2600선 회복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주가순자산비율(PER) 10배 후반 수준까지 상승하며 저평가 매력이 사라졌다"면서 "수출주들의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지표 반등이 없다면 직전 고점인 2600선 회복은 연말보다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겠지만 상승 추세가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는 10월 말 저점 이후 전개되는 상승 과정에서 단기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단기 매물 소화, 과열 해소가 필요한 것이지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금리 안정 이후 다음 재료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와 한국의 11월 수출 지표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중국 11월 PMI를 통해 중국 경기 회복세가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 확대가 위안화 약세, 원화 약세, 한국 증시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단기 등락 기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11월 PMI는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준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미국의 11월 S&P 제조업 PMI가 발표됐는데 전월치와 예상치보다 낮은 49.4를 기록했다"면서 "경기 판단 기준인 50을 넘지 못하면서 다음달 1일 발표 예정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도 부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음달 1일 공개되는 한국 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5.7% 성장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플러스 반전할 가능성이 큰데, 반도체 주도의 제조업 경기, 수출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은 코스피 반등에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