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정인턴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문해력(文解力)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기초 역량을 파악할 계획이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5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0~24일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내 표집학교와 검사 희망학교 210곳의 ▲초등학교 4학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4만5000여명의 학생은 오는 20일에서 24일 사이 검사를 치르게 된다.
검사 문항은 일상생활과 학습상황에서 문해력과 수리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해력Ⅰ▲문해력 Ⅱ ▲수리력Ⅲ ▲수리력Ⅳ 영역으로 구성되며 각각 19~23문항으로 출제된다. 사회문제 관련 지문과 도표 등을 제시하고 해석하는 문제 등 교과융합형 문항이나 실제 생활에서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출제된다. 검사 시간은 각 영역당 ▲초등학생 40분 ▲중학생 45분 ▲고등학생 50분이다.
검사 결과는 12월 말 학생과 학부모에게 통보된다. 결과 보고서에는 ▲문해력·수리력 검사 점수 ▲학생의 수준 ▲문해력, 수리력 하위 영역별 도달도 등이 담긴다. 문해력·수리력 검사 점수는 학년별 변화 추이를 제공돼 향후 학령기 내 학생 개인의 성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시 교육청이 서울시의회 지원을 받아 개발한 진단도구다.
이미 학교에서는 기초학력을 진단하기 위해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학교 자체 개발 도구'를 실시 중이다. 이번 검사는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문해력과 수리력을 진단할 범교과적 검사 도구로 개발됐다는 점이 차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문해력, 수리력 등 문제해결능력·기초역량의 국가단위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인 PISA, 캐나다 BC주의 FSA, 호주의 NAPLAN 등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내년도 하반기에도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심심한 사과' 문장을 작성한 카페의 사과문을 비판하는 X(옛 트위터) 이용자들. [사진=X 갈무리]
앞서 최근 '심심(甚深)한 사과'가 문해력 논란으로 SNS상에서 화제가 됐었다.
한 카페가 행사 예약 시스템이 오류가 난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리자, 일부 누리꾼들이 "심심한 사과? 난 하나도 안 심심하다"며 해당 카페 측에 비난과 질타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다.
카페 측이 사과문에 사용한 '심심하다'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인데, 이를 누리꾼들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재미가 없다는 의미의 '심심하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카페 측은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는 표현으로 수정해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또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로,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뜻의 '고지식'을 지식수준이 높다는 것으로, '지구력(持久力)'을 '지구의 힘'으로, '무료(無聊)하다'를 '공짜'로 오해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기초학력 보장에 관심이 높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의 협력으로 새로운 진단 도구가 탄생하게 됐다. 중요한 것은 진단 이후의 지원"이라며 "학생들의 기초소양을 강화하고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