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기업]日 소프트뱅크 12조 적자‥투자참패 '위워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회계연도 반기(4∼9월)에만 1조4087억엔(약 12조2355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본 것은 위워크의 투자 손실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한 위워크에서만 2343억엔의 손실을 봤다.

위워크 파산 위기_한국지사 여의도지점 스케치.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위워크는 부동산을 장기 임대한 후 이 공간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이나 프리랜서들에게 단기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다. 부동산 임대 사업에 공유경제 개념을 더하면서 공유승차 ‘우버’와 공유숙박 ‘에어비앤비’와 함께 글로벌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꼽혔다. 위워크는 또 입주사로부터 확보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재가공하는 정보기술(IT) 기업도 표방했다.

창업 후 단시간 내 공유경제의 아이콘이자 IT 기업이란 이미지를 굳히며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했다. 2016년 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뉴욕 위워크 본사를 12분 둘러본 뒤 44억달러짜리 수표를 끊어 준 건 유명한 일화다. 기업공개(IPO) 직전인 2019년 1월 기업가치가 470억달러에 달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하지만 명성은 오래 가지 못했다. 위워크는 2019년 IPO를 추진하면서 공개한 투자설명서로 사업구조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보고된 회사의 평가액은 약 100억달러였다. 앞서 같은 해 1월에 발표한 470억달러 가치 평가의 5분의 1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또 회사 창립 후 일정 수준에 오르면 이익이 늘어나는 테크 기업들과 달리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부동산 임대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하고 임대료와 운영비의 차이가 작아 이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구조라는 게 드러난 셈이다. 이같은 투자설명서 발표 후 기업 지배구조, 가치 평가, 사업 전망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위워크는 IPO를 연기했다.

자가용 비행기를 구매하고 자신의 부동산을 위워크에 임대해 이익을 챙긴 창업자 애덤 뉴먼의 부도덕한 행태도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줬다.

이런 가운데 위워크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스타트업 창업이 줄어든 코로나19 사태로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경영위기를 맞았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2019년 10월 지분 80%를 10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2021년 10월 ‘바우X’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시켰지만 지난 4월18일 기준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달러를 밑도는 굴욕을 맛봤다. 이후 위워크는 지난 8월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를 신청했고 지난 7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뉴저지 파산 법원에 파산 보호도 신청했다.

편집국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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