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신규 IP 전략 통했다…'데이브'·'프라시아 전기' 쌍끌이

매 분기 두 자릿수 실적 성장을 이어가는 넥슨의 자체 개발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정식 출시한 타이틀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와 '프라시아 전기'가 차세대 핵심 IP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데이브는 올해 K-게임으로 이름을 알렸다. 매년 10만개 이상의 신규 게임이 판매되는 스팀에서 글로벌 매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엔딩이 있는 패키지 게임임에도 꾸준한 매출 지표를 유지했다. 지난 9월에는 총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돌파했다. 싱글 플레이 형식의 패키지 게임으로는 국내에서 최초, 최고 판매 기록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어드벤처 게임이 이뤄낸 성과를 보도했고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은 '머스트 플레이(Must play)' 훈장을 수여했다.

데이브 더 다이브 이미지 [이미지 제공=넥슨]

데이브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엔 장르적 특성이 있다. 단순히 해양 어드벤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를 도입해 데이브만의 독특한 게임성을 완성했다. 2D 도트 그래픽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게임'이란 선입견은 끊임없이 등장하는 콘텐츠로 지웠다.

캐릭터의 매력도 게임에 록인(Lock-in)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수려한 외모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을 법한 현실적인 캐릭터가 주인공을 맡았다. 예측 못 할 순간에 등장하는 컷 신은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렸고 사뭇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설정은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넥슨의 라이브 게임 서비스 노하우도 흥행 요인이다. 정식 출시 후 크고 작은 패치를 꾸준히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스토리 미션과 더불어 다양한 기능들이 보강된 첫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지난 26일 데이브는 PC에 이어 닌텐도 스위치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원활한 플레이 환경을 위한 최적화를 진행했다. 조이콘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통해 사냥의 손맛과 미니게임의 감칠맛도 강화했다.

황재호 데이브 디렉터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반전과 대조의 매력을 게임 곳곳에 심어 신선한 재미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데이브만이 지닌 게임성과 독특한 개성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도 전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라시아 전기 크론 지역 업데이트 [이미지 제공=넥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본연의 재미를 전달하기 위해 오랜 기간 다듬어진 프라시아 전기도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국내 게임사가 선보이는 게임 중 가장 많은 장르를 차지하는 MMORPG지만 넥슨은 MMORPG 선호 유저들이 '아무 게임'이나 플레이하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대규모 전쟁을 벌이는 정형화된 플롯이 아닌 프라시아 전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해 플레이하는 역할수행게임(RPG) 장르 특성상 넥슨은 창의적인 내러티브 전개를 도입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였다. '엘프'와 '인간'의 전쟁 구도에서 엘프를 악으로 설정했으며 '파벌' 콘텐츠를 도입해 다양한 스토리 전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콘텐츠 측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많이 보여줬다. '거점'이라는 영역을 설정해 MMORPG의 핵심 콘텐츠인 '성'의 주인이 누구나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전략시뮬레이션게임(SLG)의 특징을 도입해 결사의 터를 직접 경영하고 번영시키는 묘미를 선보였다. 이로써 더 강력한 결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자연스럽게 형성했다. 무엇보다도 광활한 심리스 월드의 특징을 살려 별도의 인스턴스 던전을 형성하지 않았으며 많은 플레이어와 조우하며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는 재미를 강화했다. 캐릭터 성장과 장비 강화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도록 '검은칼'이란 웨이브 던전 콘텐츠를 선보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 MMORPG 플레이 방식을 분석해 도입한 '어시스트 모드'는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어시스트 모드는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의 상황, 자동정비, 지정 사냥터 설정, 추종자 파견 등 캐릭터를 컨트롤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탑재해 부담 없는 플레이를 위한 기능들을 지원한다.

프라시아 전기는 현재 재방문율 지표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결사 간 커뮤니티는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다른 서버의 이용자와 만나 결투를 벌일 수 있는 '시간틈바귀' 등 콘텐츠 확장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25일 실시한 대규모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지역 '크론'을 선보이며 얼음으로 뒤덮인 땅의 '백야성' 요새와 3종의 주둔지를 공개했다. 지난 27일 세 번째 신규 월드 '벤아트'를 오픈했다.

이익제 프라이사 전기 디렉터는 "앞으로도 독창성을 유지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게임 내에서 유저분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쌓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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