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자 환영'…'노동력 부족' 시달린 美 도시의 파격 행보

美 세인트루이스, 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
"중남미 출신 이주민 데려가겠다"

미국 세인트루이스가 중남미 출신 이주 노동자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인근 도시 시카고가 '성역도시'(불법체류자 보호도시)를 자처하다 대규모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문제를 떠안게 된 것과 대조적이다.

25일(현지시간)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남부 국경지대에서 시카고로 이송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일부가 조만간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민자와 난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 비정부기구(NGO) '인터내셔널 인스티튜트 오브 세인트루이스'(IISTL)는 "세인트루이스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 상태에 직면해있다"며 "현재 시카고에 머무는 중남미 출신 이주민 중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이들을 세인트루이스로 데려가겠다"고 밝혔다.

칼로스 라미레즈 IISTL 부회장 또한 "세인트루이스는 노동력을 보강하기 위해 중남미 출신 이주민 리쿠르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입국을 꿈꾸는 이주민들이 손을 맞잡고 '인간 띠'를 만들어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의 리오그란데강을 건너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앞서 시카고는 지난 14개월간 1만9000여 명에 달하는 불법입국자가 이송되면서 거처 마련과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당국자들이 "수용 한계를 넘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으나, 이송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카고가 이들을 세인트루이스로 재이송할 경우, 세인트루이스에는 '영구적 이주 노동자' 유치 기회가 될 수 있다.

관련해 IISTL은 지난달 '히스패닉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새로운 '라티노 아웃리치 프로그램'(Latino Outreach Program)을 발족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정착하는 중남미 출신 이주민들에게 ▲3개월간 무상 주택 지원 ▲6개월간 전화·인터넷 서비스 무료 제공 ▲영어·컴퓨터 교육 ▲이민·노동 허가 법률 지원 ▲직업 훈련 ▲취업 알선 등을 골자로 한 내용이다.

라미레즈 부회장은 "이주민들은 비영리단체 '콜렉티브 스레드'(Collective Thread) 등에 고용돼 봉제·제조·배관기술 등을 배울 것"이라며 "곧 노동 허가서를 받고, 궁극적으로 이민 서류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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