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검침원·공인중개사'가 '고독사 戰士'로…

5060세대가 58% 비중 차지‥해마다 늘어
송파구, 우체국 등 10개 기관과 업무협약

한 해 3378명이 고독사한다. 50~60대의 고독사 비중은 58.6%로 전체의 절반이 넘고, 남성의 고독사 비율이 여성에 비해 4배나 높다. 최근 5년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남성이 10.0%, 여성이 5.6%다. 이 통계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실시한 ‘고독사 실태조사’(5년 주기) 결과다.

고독사는 ①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②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③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이다. 2021년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고독사 정의다.

고독사 예방과 대응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복지재단에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를 설치했다. 고독사 위험 고립가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안부 확인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거나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사업 데이터를 통합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24시간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고시원, 부동산 등 지역 특성을 활용한 고립가구 핫라인 연결사업도 진행한다.

자치구의 관련 활동도 늘고 있다. 송파구는 최근 우체국, 코원에너지, 한전MCS 등 10개 기관과 ‘고독사 예방 및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를 위해 각 가정을 방문하는 집배원과 검침원 등이 전기·수도·가스 요금이 밀리거나 사용량이 급변한 가구, 우편함에 우편물이 쌓인 가구 등 위기가구 의심 세대를 발견하면 이를 알리는 내용이다. 이들이 카카오톡 채널 ‘송파희망톡’을 통해 송파구청에 이 소식을 알리는 복지사각지대 감시자 역할을 하면 구청이 나서는 방식이다.

송파구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송파우체국, 강동수도사업소, 국민건강보험공단 송파지사, 서울주택도시공사 송파주거안심종합센터, 코원에너지서비스, 한전MCS 강동송파지점, 송파구약사회, (사)한국고시원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송파구지회, 송파구 사회복지 협의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사진=송파구)

강남구는 1인 고독사 위험 가구로 추린 1235가구에 대해 중점적으로 안부 확인을 실시한다. 안부 확인 서비스에는 주 2회 KT전화확인, 주 1회 AI 안부 확인, TV 및 전기 사용, 조명 조도 등의 변동량을 측정해 위험을 감지는 스마트 플러그 서비스 등이 있다. 선정된 위험군 중 850가구가 이러한 안부 확인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안부 확인 서비스를 원치 않는 385가구는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직접 관리한다.

강동구는 지난달 공인중개사협회 강동구지회와 ‘인[人]플러그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몇 개 동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를 중심으로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에게 해당 사업을 안내하고, 향후 임대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의 우편물 방치, 월세 체납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동 주민센터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강동구는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 구 전체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人]플러그 사업과 함께 구는 위기가구 신고 포상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대인 등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종로구에서는 ‘건강음료 및 우유 배달’과 ‘AI안부확인서비스’, ‘돌봄로봇 서비스’, ‘건강이랑 서비스’ 등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고독사 위험군에 속해 있는 1인 가구는 5만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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