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배제 '혁신안' 민주당 충돌…이재명 사퇴요구도

권리당원 비중 확대 추진에 비명계 거센 반대
대여공세 강화 요구, 혁신안 정당성 지적도
친명vs비명 계파갈등 커져…지도부 사퇴론까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배제하고 공천 때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안을 놓고 당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혁신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에서 대의원을 배제하고 권리당원과 여론조사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무능이 심각한 상황에서 헌법 무시와 민생 파탄의 책임을 묻고 대여(對與)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고 밝혔다.

비명계는 지난 대선을 계기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이 늘어나 당원 투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전 세계 선진정당 대부분이 대의원에 의해 당 대표와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데, 지금은 (대의원제 개편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는 혁신위의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폄하 발언 등을 거론하며 혁신위가 논란을 자초한 만큼 혁신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혁신안 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조응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황급한 혁신안으로 분란만 일으켰는데 그걸로 논란을 벌이는 자체가 윤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20명 내외의 의원들이 대의원 배제 방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재명 대표 사퇴론도 나왔다. 설훈 의원은 "당 지지율도 오르지 않고 윤 대통령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니 당 대표도 그만두고, 최고위원도 다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총에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조속히 혁신안 수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당내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혁신위가 갖고 있던 문제의식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차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오는 28∼29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도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기획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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