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영국 반도체기업 Arm(암)의 미국 상장이 다음달 진행되기로 확정된 가운데 상장 시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 인텔 등이 투자자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4월 Arm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준비 신청 서류를 제출한 데 이어 이달 내로 IPO 정식 절차를 밟겠다는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상장 시 Arm의 시가총액은 600억달러(약 79조원)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이번 80억~10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RM은 상장과 동시에 애플,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등에 일정 지분을 배정해 중장기 주주로 영입할 계획이다. 한 주요 외신은 여기에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아마존도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rm은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기업을 앵커(핵심) 투자자로 확보해 이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상장 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rm은 올해 하반기 전 세계 IPO 최대어로 꼽힌다.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설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이 기업은 최근 데이터센터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추는 등 AI 산업과 관련한 기술을 확대, 개발해 나가고 있다.
Arm은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에 의해 320억달러에 인수됐다.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한 소프트뱅크는 당초 2020년 9월 Arm을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에 팔기로 합의했으나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지난해 무산돼 그 뒤 IPO를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