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철근이 누락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보강공사 현장을 찾아 "이런 상황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양주회천 A15블록과 파주운정 A34블록 현장을 차례로 방문해 보강 상황을 점검하고,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보강공사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공사가 끝난 뒤 입주민이 원한다면 직접 고른 안전진단 업체에 검증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처의 책임자로서 안전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너무나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입주 예정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불안과 애로사항에 대해 수용하고,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대처와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양주회천 A15블록(행복주택)은 공정률 93%로 내년 2월 입주를 앞뒀다.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에 이름을 올려 오는 10일까지 보강공사가 진행된다. 지하주차장 154개 기둥 전부에서 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파주운정 A34블록(행복·영구주택)도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지하주차장 기둥 331개 중 12곳에서 철근이 누락돼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원 장관은 "안전 확보 조치가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보강 조치를 마치겠다"며 "콘크리트학회나 국제 공인된 기준에 따라 주민들이 일말의 불안감도 가지지 않도록 철저히 보강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업의 무게를 다 걸고 전면 씨름할 생각"이라며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과거처럼 일회성으로 넘어가지 않고, 책임을 물을 부분에 대해선 묻고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철근이 누락된 LH 아파트의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안도 나왔다.
LH는 임대아파트의 경우 입주 여부와 상관없이 계약 해지권을 주고, 위약금은 면제하기로 했다. 이미 보증금을 납부한 가구에는 이자를 포함해 다시 돌려준다. 이사비 지원도 고려한다. 또 입주자 소득 등을 고려해 이주를 원할 경우 다른 임대주택에 우선 입주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공분양아파트도 입주 전이라면 계약 해제권을 준다. 이한준 LH 사장은 "입주민마다 상황이 다 달라 입주민연합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손해 배상은 LH가 섣불리 했다가 배임이 될 소지가 있어 법원에서 판결이 나오면 충분히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를 전수조사해 안전성을 점검한다. 조사 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된 188개 단지와 현재 시공 중인 105개 단지다. 조사 대상은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