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밤낮 온도 차로 배터리 충전한다

UNIST, 차세대 웨어러블 이차전지 개발 실마리

체온 등 낮은 열에너지나 낮·밤의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이차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차세대 웨어러블 이차전지 개발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차전지와 TREC의 차이. 그림출처=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현욱·서동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석우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팀과 함께 열전 이차전지(TREC ) 시스템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자를 밝혀냈다고 27일 전했다. 또 100℃ 이하의 적은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만으로 이차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TREC(Thermally regenerative electrochemical cycle)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이차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에너지 변환 시스템이다. 온도에 따라 변하는 전압의 크기를 활용해 서로 다른 온도계수를 가진 전극 소재로 이차전지를 구성한다. 외부 온도 변화로 발생 된 열에너지를 이차전지 내부의 전기화학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TREC를 활용하면 체온이나 낮과 밤 온도 차이로도 소량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TREC를 활용하고자 에너지 변환 효율 향상법을 연구했다. 양극 소재 내부의 물질 구조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확인했다. 동일한 성분의 전해질을 가진 TREC 시스템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시스템을 디자인해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 성공적으로 구동됨을 확인했다. 소재가 갖는 물 분자 수가 적을수록 양극 소재 구조의 대칭성이 증가해 물 분자 근처의 전이 금속과 리간드의 결합이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큰 진동에너지를 가진 A1g 진동모드를 활성화하고 이에 따라 구조 진동 엔트로피가 커지게 되는 것을 밝혔다. 엔트로피 변화는 온도계수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TREC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TREC에 사용되는 소재 자체의 특성이 TREC의 에너지 전환 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TREC 연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사물인터넷의 발전으로 웨어러블 이차전지 개발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일반 도선으로 충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인체 부착형 전지의 개발을 위해 TREC 시스템 같은 새로운 충전 방법이 발견되고, 새로운 응용처에 맞는 적합한 차세대전지의 개발 및 연구가 더욱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지난 3일 온라인 게재됐다.

산업IT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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