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규모 맞네'…'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 1668명 집계

부동산 업자·직원 등 58명 송치
또 다른 명의자 2명도 구속

수도권 주택 1500여채를 매수하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사망한 일명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 관련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의 공범인 직원 2명과 부동산업자 56명을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2020년부터 수도권 주택 1500채를 매수한 인물로 지난해 10월 숨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및 피해자 진술을 통해 특정되는 공범 수사를 이어갔다.

이를 통해 경찰은 김씨에게 무자본 갭투자 형식의 주택을 중개하고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부동산 업자 56명을 특정해 송치했다. 지난해 5월 사망한 30대 피해자의 전세계약을 중개하는 등 가담 정도가 크다고 판단한 주범 3명은 구속했다. 아울러 김씨가 향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의사 없이 리베이트 수취만을 목표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범행을 도운 김씨의 직원 2명 가운데 1명은 지난 5월 구속 송치했다.

김씨의 사망 직후 배후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경찰은 김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의 약 43만점의 메시지 기록물과 228개 계좌의 자금 거래내역, 관련자 566명의 진술 분석을 통해 김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결론내렸다. 김씨는 매물을 물색하다가 직원 2명을 고용해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김씨의 지시에 따랐고 김씨를 넘어서는 의사결정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전세사기를 통해 발생한 리베이트는 김씨 본인의 계좌나 김씨의 법인계좌로 들어갔고 김씨 본인이 사용했다. 김씨로 인한 피해자는 1244명, 피해액은 약 2312억원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의 주택을 매수해 무자본 갭투자에 나선 제3의 명의자 2명을 추가로 발견하고 이들도 같은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지난 3월 경찰은 김씨의 직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또 다른 명의자들에게도 주택을 알선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이들로 인한 피해자는 424명, 피해액은 968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피해까지 합하면 김씨가 주도 또는 연루된 전세사기 총 피해자는 1668명, 피해액은 약 3280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빌라왕 사건을 마무리하지만 추가 발견한 명의자의 전세계약 기간이 다음 달 이후 만료돼 추가 피해 접수가 예상된다"며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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