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기자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종로구 창신동·숭인동 일대가 20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5일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달 창신·숭인 주택재개발사업 후보지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는 총 10만4853㎡ 규모로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에 가파른 언덕으로 인해 교통 및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다.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되면서 부침을 겪었다. 이후 노후주거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의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등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 효과는 미흡해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이 일대를 구릉지 특화 도심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는 전망이다. 먼저 이용률이 낮거나 방치된 시설을 재배치하고 복합화를 통해 공공시설의 활용성과 용량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주변을 고려해 용도지역을 제2종(7층)에서 제2종주거로 상향(창신역 일대는 제3종주거)하고, 복합시설 계획으로 창신역 일대 활성화를 유도한다.
창신역에서 채석장전망대 서쪽과 숭인근린공원 동쪽까지 입체보행로를 조성해 인근 지하철역과의 보행 접근성도 높인다. 그동안 해당 지역은 최대 표고차(높낮이)가 70m에 달하는 구릉지형으로 어르신과 어린이 등 보행약자가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단지 내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경사로 등 수직 동선도 충분히 마련해 경사진 구릉지를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형 및 주변 특성을 고려한 영역별 맞춤 생활공간도 조성했다. 단지 안팎으로의 보행 동선과 연계해 데크 하부에 주민공동시설을 만드는 한편, 주변 공원과 연계한 단지 내 산책마당을 조성하는 등 주민 생활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창신역 일대는 공공시설 및 연도형 상가(도로를 따라 배치된 상가)를 조성해 지역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구릉지를 따라 건축물이 겹겹이 배치되는 중첩경관 등 서울성곽·낙산 등 주변과 어우러져 단지 전체가 구릉지의 새로운 도시경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구릉지 및 주변을 고려해 창신역 일대(고층), 청룡사 등 문화재·학교 주변(저층), 경사지(중저층) 등 영역별 맞춤형 높이 계획도 수립했다. 지역 전체에서 열린 경관 및 조망이 확보될 수 있도록 채석장 전망대에서 숭인근린공원, 지봉로로 이어지는 2개의 통경축 등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마련된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라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정비계획을 확정,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