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무용지유용(無用之有用)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쓸모 있는 것이다.
쓸모 있는(有用) 것과 쓸모없는(無用) 것은 얼마나 다를까요?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는 유용과 무용의 경계가 절대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쓸모 있을 수 있다는 무용지유용(無用之有用)의 철학이 <장자>에 나옵니다.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위대한 유용함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쓸모없음의 무용과 쓸모 있음의 유용 사이 경계를 허무는 이 무용지유용의 철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장자 철학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장자><인간세> 편에는 다음과 같은 우화가 실려 있습니다. 남백자기라는 사람이 상구(商丘) 지역에 가서 큰 나무를 보았습니다. 얼마나 큰지 나무에 수레 수천 대를 묶어놓아도 수레가 전부 그 나무 그늘 안에 들어갈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그 나무의 가지는 구불구불해서 집 짓는 재목으로 쓸 수가 없고, 밑동은 속이 텅 비어 관이나 널로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쓸모없는 나무를 보며 남백자기는 외쳤습니다. "이 나무는 재목이 될 수 없는 쓸모없는 나무로구나(此果不材之木也·차과부재지목야)! 그러나 그 쓸모없음이 이 나무를 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게 한 것이로다(以至於此其大也·이지어차기대야)!" 재목감이 아니라는 것이 대목(大木)으로 자랄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주목받지 못하던 사람이 나이 들어 마음껏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 이 무용지유용의 고사가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우리의 자녀나 직원들, 당장 쓸모없다고 너무 다그치지 마십시오. 누가 압니까? 그 쓸모없음이 위대한 인물이 되게 하는 기반이 될지.
무용! 그 속에서 유용함을 발견해내는 힘이 바로 경쟁력입니다.
-박재희, <3분 고전>, 김영사,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