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주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보건의료인력·공공의료 대폭 확충과 간병비 해결 등을 요구하며 전국 14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고, 다음 달 1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5일의 조정 기간에 노조에서 제시한 핵심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을 시 다음 달 13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코로나 영웅으로 불리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7월13일 총파업에 나선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간호사의 헌신과 희생을 정부가 합당하게 대우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이라고 이야기했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9.2 노정 합의' 이행과 간호사 처우개선을 약속했지만, 어느 하나 실현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성실하게 교섭해야 할 사용자들은 정부의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핑계만 대며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을 일관하고 있다"면서 "환자 안전과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해 보건의료인력 대폭 확충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5명 기준 마련, 병원비보다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전면 확대, 공공의료 대폭 확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의료현장 붕괴와 국민 고통, 피해를 막기 위해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약속 이행과 사용자 측의 성실한 의료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구성하고 제1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점검반은 박민수 제2차관을 반장으로 총괄대응팀, 비상진료팀, 부처협력팀, 민관협력팀, 소통홍보팀 등 총 5개팀으로 운영된다.
복지부는 ▲의료이용 차질 발생 여부 등 상황 파악 ▲비상진료기관(보건소 포함) 운영현황 점검 ▲지자체·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의료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의료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자체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하고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 발령도 결정했다. 관심 단계는 보건의료 관련 단체의 파업 등에 대비하여 상황을 관리하고, 진료대책 점검 및 유관기관 협조체계 등을 구축하는 단계다.
박 차관은 "의료서비스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노조의 합법적인 권리행사는 보장되지만,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불법파업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필수유지업무의 중단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