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의전 홀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른 정상들은 벤츠, 마세라티 등 최고급 차량을 지원받았지만 윤 대통령은 프랑스 '국산'인 르노 그룹의 차량을 탄 것이 '홀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실 측은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의전 차량을 이용했다며 이를 일축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파리 엘리제궁을 찾은 윤 대통령은 프랑스 르노 그룹의 SUV 차량을 탔다. 비슷한 시기 엘리제궁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벤츠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마세라티를 타고 도착해 친야 성향 네티즌 사이에서 비교 대상이 됐다.
살만 왕세자가 탄 차량은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는 벤츠 S680 모델로 가격은 약 3억 7000만 원이다. 방탄 기능이 더해지면 6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멜로니가 탄 차량은 마세라티의 대형 세단 콰트로포르테로, 차량가는 약 1억 8000만 원이다. 반면 윤 대통령이 탄 르노사 차량은 5000만 원 선의 에스파스 모델로 앞서 언급한 차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친야 성향의 네티즌들은 프랑스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탈리아 정상에겐 고가의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윤 대통령에겐 그보다 싼 가격의 차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외교가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의전용 차량을 그대로 이용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정상은 프랑스 정부 제공 차량을 사양하고, 현지 자국 대사관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 게시물 속 벤츠와 마세라티의 번호판을 보면, 해당 2개국 정상이 타고 온 차는 프랑스에서 타국 대사관에 지급하는 초록색 번호판이 붙어 있다.
한편 윤 대통령 외에도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면서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르노 차를 탄 정상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국왕 필리페 6세는 2020년 3월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엘리제궁을 찾았을 당시 르노 마크가 달린 차를 탔다. 같은 해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르노를 의전 차량으로 받았다. 지난해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올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모두 르노 차를 타고 엘리제궁에 갔다. 르노 에스파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애용하는 차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