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中 혼인 줄어든 이유 중 하나 '차이리'

'차이리(彩禮)'는 결혼으로 맺어지는 두 가족의 호의적 관계를 위해 신랑이 신부 가족에게 주는 결혼 지참금이다. 중국의 오랜 풍습이지만, 최근 요구 액수가 과도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문으로 '신붓값(bride prices)'이라고 번역하는데, 중국 석학들은 과도한 물질주의와 극심한 빈부 격차의 결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남아선호사상과 한 자녀 정책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전체 인구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인구 105.07명으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중국엔 남성이 여성보다 4000만명 정도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차이리. [사진=바이두 캡처]

지난달 저장성에서 998만 위안(약 18억원)어치의 현금과 명품시계 등을 보내는 모습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지난 2월 쓰촨성에서는 부모가 26만 위안(약 4680만원)의 차이리를 받고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딸을 시집보냈으나 딸이 탈출하면서 인신매매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고, 2019년에는 빚을 내 얻은 40만 위안(약 7200만원)을 차이리로 쓰고도 결혼이 성사되지 않자 화가 난 남성이 예비 신부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0년 한 중국 언론사가 성인남녀 18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3.8%가 지참금을 주거나 받는다고 대답했고, 지참금 때문에 갈등을 겪었다는 답변도 40%나 됐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지난 2월 중국 지도부의 올해 최우선 추진과제인 2023년 '1호 문건'에 과도한 차이리를 바로 잡겠다면서 특별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나, 여전히 차이리로 인한 병폐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 민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683만건으로 전년(763만건)보다 80만 건 줄었다. 이는 혼인신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중국 당국은 혼인 건수가 줄어든 이유로 1990년대 이후 출생 인구 감소, 결혼 가능 인구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인구 불균형, 평균 초혼 연령 상승 등을 꼽았다. 이밖에 과도한 차이리 문제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한 이른바 '비혼족' 증가 등도 원인으로 꼽혔다.

편집국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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