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패권전쟁 한국의 승부수]'챗GPT로 인류 새 지평…한국이 파트너 돼야'

오픈AI, 韓 협력·투자 호의적
규제 완화·인식 변화가 관건

"미래 산업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챗GPT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AI가 한국과 손잡고 세계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 특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1박2일 동안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방안을 모색했고, 우리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윤석열 대통령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대기업·스타트업 관계자, 가상화폐 기업인 등을 두루 만나고 갔다.

◆AI 반도체 생산 강조…기업 투자 논의도= 올트먼 CEO는 '오픈AI 투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주요국을 돌고 있다. 투어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샌프란시스코의 버블(거품) 안에서 나오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방한이 특별했던 점은 한국 여성과 결혼한 오픈AI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록먼 등 임원급이 총출동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좀처럼 듣기 어려웠던 브록먼 공동창업자도 활발하게 자신의 생각을 개진했다. 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인류에 기여하고 싶다"는 구상을 전했다. 또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선도하고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리더"라며 "향후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트먼 CEO는 윤 대통령을 만나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리고, AI 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국제 규범을 만들어가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올트먼 CEO는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력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당근'을 던졌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과 만나 AI 기업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첫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오픈AI와의 관계에 꽤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이다.

◆오픈AI 만난 스타트업들, 소감 들어보니= 오픈AI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AI 기술이 세상에 가져다줄 혜택과 리스크(위험성)를 두루 언급해준 점이 좋았다"며 "오픈AI가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행사 참석 후 "많은 스타트업들이 오픈AI와의 경쟁을 꺼리고 두려워했는데, 이번 기회에 선을 명료하게 그어 '우리는 너희들의 사업을 돕는 조력자'라는 인상을 주려는 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오른쪽)와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공동창업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들뜬 마음으로 '챗GPT의 아버지'를 직접 본 기업인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인 심정이다. AI 기술이 가져다줄 초개인화 기능에 주목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 등 각종 규제와 인식 변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봤다. 모바일 쿠폰 전문업체인 윈큐브마케팅의 장형순 이사는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AI 기업과 제휴를 맺었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생활 패턴을 기억해 그에게 가장 적합한 모바일 쿠폰을 선물하는 초개인화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사용자 데이터가 쌓이면 사업 운영에 효율성이 더해지고 비용은 줄일 수 있다. 다만 그는 "은행, 카드 등 금융사들은 개인정보 이슈에 예민한 편이어서 사업화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문화와 사회가 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AI가 도달할 수 있는 영역과 가능성은 어마어마한데, 아직 기술의 위력을 체감하지 못해 신속히 적용하지도 못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픈AI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접하고 있는 인류는 자연스럽게 AI의 영역에 사회·문화 전반을 녹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는 "다음 세대는 오픈AI의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키(key)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산업IT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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