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6·25전쟁 12만 전사자 유해 찾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

윤 대통령, 제68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
제복입은 영웅 예우·기억은 헌법상 책무
한미동맹 바탕 철통같은 안보태세 구축 다짐
고(故) 김성학 일병 유해 안장 지켜보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6일 6·25 전쟁에서 전사한 용사들의 유해가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아직도 수많은 국군 전사자 유해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군 16만 명이 전사했지만, 12만 명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에서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6·25전쟁 전사자 12만1879명을 기억하고자 만들어진 '121879 태극기 배지'를 패용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19만1000여 분이 영면해 계신다"며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선열들께 경의를 표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오랜 세월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피를 흘린 미국을 비롯한 유엔 참전국 용사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하신 해외 파병 용사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현충일 추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은 1951년 9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벌어진 '피의 능선' 전투에서 사망한 고(故) 김봉학 육군 일병의 유해 안장식에 참석한 일화도 추념사에서 소개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9월 우리 국군 5사단과 미군 2사단이 힘을 합해 북한군 2사단을 격퇴한 전투다. 당시 미군 성조지 종군 기자들이 피로 얼룩진 능선이라는 뜻에서 피의 능선으로 보도했다.

김봉학 일병은 1950년 12월 강원도 춘천 방어 전투에서 사망한 동생 고(故) 김성학 육군 일병 묘역에 합장됐다. 국립서울현충원 세 번째 '호국의 형제' 묘역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그때의 치열한 전투상황을 알려주듯 고인의 유해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로 떨어진 곳에서 발굴됐다"며 "고인의 유해는 올해 2월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춘천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동생 故 김성학 육군 일병의 묘역에 오늘 같이 안장됐다. 두 형제가 조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지 73년 만에 유해로 상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군 전사자와 독립운동가들의 유해를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호국영웅들께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국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하신 선열들의 유해를 모셔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확고한 안보 태세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와 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통같은 안보 태세를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경찰·소방관 등 이른바 제복 입은 영웅들에 대한 정부의 예우하고 끝까지 기억하는 것이 헌법상 책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위해 독립·건국에 헌신하신 지사들과 공산 세력에 맞선 군인들 위에 서 있다고 언급한 후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어제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했다. 대한민국의 영웅들을 더 잘 살피고 예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지난 3월 6일 김제소방서 소속 성공일 소방교가 화재 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했다. 소방관이 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30세의 꽃다운 청년이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다급한 외침을 듣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안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성공일 소방교처럼 자신의 안위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제복 입은 영웅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는 제복 입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실천 명령"이라며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할 헌법상 책무를 지고 있다. 헌법상 책무를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들에게도 "우리 모두 영웅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나라의 주인이고, 주권자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영웅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부부는 이날 추념식에 6·25 전사자와 군인·경찰·해경·소방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의 유가족들과 함께 입장했다. 이는 정부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의 유족을 최고로 예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또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고, 국가를 위한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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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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