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부채한도 표결 대기하며 하락 출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31일(현지시간) 예정된 부채한도 합의안 표결을 대기하면서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 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긴축 경계감도 한층 커졌다.

이날 오전 10시55분 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70.65포인트(0.82%) 떨어진 3만2772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0.70포인트(0.73%) 내린 4174선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78포인트(0.49%) 하락한 1만2953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 에너지, 임의소비재, 산업, 소재 관련주의 낙폭은 1%를 웃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날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를 터치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오전 전장 대비 2%이상 밀린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간 랠리에서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AI 반도체 기업인 암바렐라는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하며 16%이상 내렸다. 어드밴스 오토파츠 역시 부진한 실적으로 33%이상 떨어졌다. HPE도 실적 여파에 6%이상 하락 중이다. 핀테크 기업 소파이는 부채한도 합의안 통과 시 학자금 대출 상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11%이상 올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예정된 미 하원의 부채한도 합의안 관련 표결,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전날 '게이트 키퍼'로 불리는 하원 운영위가 합의안을 통과하면서 의회 절차도 본격화된 상태다. 공화당측 협상팀인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은 이날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법안 통과에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고 생각한다"고 통과를 낙관했다. 통과시 합의안은 상원으로 회부된다.

다만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사퇴 요구 등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변수가 될지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앞서 공개된 합의안은 2025년1월1일까지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대신, 정부지출을 일부 감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미 재무부는 6월5일을 현금이 소진되는 X-데이로 다시 제시한 상태다. 이번 주에는 단기국채 입찰과 상환도 대거 예정돼 있어 이 또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JP모건을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합의안에 따라 향후 미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증시에서 상당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48.8)가 기준선 50을 2개월 연속 밑돈 가운데, 이날 공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5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PMI는 40.4로 전월(48.6)보다 떨어졌다. 같은 날 공개된 미국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4월 구인건수는 1010만건으로 전월 수정치인 975만건보다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1년 이상 이어진 Fed의 긴축에도 여전히 구인시장이 뜨거움을 시사한다. 뱅크레이트의 마크 햄릭 선임애널리스트는 "일자리 증가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노동시장 회복력의 또 다른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에는 ADP고용보고서, 5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등 Fed가 주시하는 고용지표들이 잇따라 나온다. 그간 Fed가 추가 긴축의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과열을 함께 꼽아온 만큼 예상을 웃도는 고용지표가 지속적으로 확인될 경우 Fed의 추가 긴축 전망은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 금요일 공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을 웃도는 상승폭을 보이면서 6월 Fed의 금리 인상 전망은 치솟은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5%이상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36%대에서 확연히 뛴 수치다. 반면 동결 전망은 63%대에서 34%대로 꺾였다. 이날 오후에는 Fed의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 발표도 예정돼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66%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41% 선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0.3%이상 뛴 104.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증시도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1.53% 낙폭을 기록 중이다. 영국 FTSE는 0.84%, 프랑스 CAC는 1.54% 떨어졌다.

국제1팀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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