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대만이 18년 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을 앞섰다.
대만 중앙통신사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811달러(약 4390만원)다. 한국의 3만2237달러(약 4313만원)보다 많다.
대만 경제부 통계처는 "대만과 한국은 인구 밀도, 경제 개발 모델, 산업 구조 등이 유사하다”며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우위와 기업들의 능동적 변화를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3.2%씩 성장,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2.6%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급격히 줄어든 1인당 GDP 격차와 원화 가치 하락이 역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통계처에 따르면 대만과 한국의 산업 구조는 모두 수출 위주다. 제조업이 핵심적 역할을 하나 최근 몇 년 동안 발전 추세는 판이하다. 대만 GDP에서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2013년 29.1%에서 지난해 34.2%로 5.1%P 증가했다. 한국은 27.8%에서 25.6%로 오히려 2.2%P 감소했다.
대만의 제조업에서 전자·정밀기기 업종 점유율은 2021년 54.8%로, 2013년보다 9.4%P 증가했다. 이 업종의 연평균 성장률도 8.7%로, 전체 제조업 연평균 성장률 5.5%를 웃돌았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전자·정밀기기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다. 지난 10년간 전체 제조업의 연평균 성장률도 2.8%에 그쳤다.
대만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2015년부터 한국을 앞섰고, 2020년에는 3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 28.7%에 머물렀다. 대만은 고정 투자 또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5.7% 증가해 한국의 연평균 증가율 2.8%를 앞섰다.
통계처는 "지난 5년간 대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코로나19 확산 등에 대응해 투자를 늘려 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지난 10년간 대만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6%로, 한국(2.2%)은 물론 전 세계(3.0%) 증가율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2013년 대만의 1.8배에 달한 한국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1.4배로 격차가 줄었다. 대만은 지난해 반도체 산업의 우위에 힘입어 514억 달러의 무역 흑자도 냈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봉쇄와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 등 영향으로 478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