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앞서 25일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열고 내년 총선 필승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홍익표·김두관·박범계·박광온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본인들의 강점을 부각하며 각자의 각오와 비전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첫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김두관 의원은 "압도적인 지지로 뽑은 이재명이 무너지면 민주당이 무너지고, 민주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좌초된다"면서 "이재명 당 대표를 지키고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민생과 경제, 안보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정책적 유능함'을 내세웠다. 홍 의원은 "민주연구원과 정책위의장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 승리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유능함과 책임, 용기와 헌신으로 윤 정부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범계 의원은 검찰에 맞서 싸울 '맞짱' 리더십을 핵심어로 꺼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우리 당의 미래와 2024년 총선의 암울한 그림자를 검찰이 쥐고 있다"면서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런 검찰에) 맞짱 떠야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법무부 장관할 때 뭐했냐는 질책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며 "반성의 토대와 실패의 경험 위에서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원내대표 후보자 중 유일하게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의원은 '단합과 통합'을 내세웠다. 박 의원은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주로 삶이 후퇴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통합을 바탕으로 윤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고, 끊임없이 지속될 야당 공격과 와해에 단호히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끝내 하나로 모으는 것이 '이기는 통합'"이라며 "원내대표가 되면 신뢰 회복을 위한 의원총회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는 '계파'를 따지는 듯한 질문부터 지난 정부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실책 등을 따지며 치열한 논쟁을 이어갔다.
먼저 김 의원은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우리 국회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그 당시에 당 내부에서 굉장히 논란이 있었는데, 그때 탄핵했더라면 이런 독재정권의 탄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박 의원을 향해 "모두 발언에서 법무부 장관 때 제대로 역할을 못한 부분에 대한 자기성찰 반성도 있었는데, 대표가 되면 어떤 각오로 싸우겠는가"라고 압박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한 홍 의원에게는 "최근 언론에서 홍 의원을 친명으로 분류도 한다. 친명, 비명 가르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정치인은 합당한 입장이 있는 게 바람직할 것 같은데 어떤가"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한 번도 사람에게 충성한 적 없고 민주당을 위해 일해왔다"며 "과거에도 친문, 반문할 때도 어느 한쪽에 휩쓸리지 않았다. 책임있는 권한과 역할을 맡았을 때 사사롭게 결정한 적 없이 늘 공명하고 기준과 원칙에 따라 일해왔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의원은 '성과'를 만들어 보이겠다는 각오와 관련, 구체적인 원내 전략을 묻는 홍 의원의 질문에 "제일 문제는 우리당에 있는 게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에 있다"며 "제1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민생우선' '정치회복' '쉬운 것부터 풀어나갈 것'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민생우선에 대한 여야간 기본적인 합의를 하고, 대통령 선거 때 공약이 130여 가지 되는데 쟁점이 없는 것부터 우선 논의를 해서 합의해 통과시키면 신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