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김정은 '군사정찰위성 계획 발사'…이번주 분수령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임박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9일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하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을 계획된 시일 내 발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을 계기로 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5년이나 10년 단위로 꺾이는 정주년은 아니지만, 도발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도 열린다. 핵확장억제력을 포함한 북핵 위협 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이 반발 성격의 무력 시위에 나설 수 있다.

2016년 2월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광명성 4호 발사장면

북한이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이번주 안으로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사전 통보를 해야 한다. 국제기구에 통보하지 않으면 국제사회는개발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제재에 돌입한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로켓 추진체의 힘으로 대기권 밖까지 탑재물(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 ICBM은 탄두)을 쏘아 올린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 1호’ 발사 땐 국제기구에 항공기·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요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국제적 비난을 샀다. 그러나 지난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발사할 때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할 때는 모든 각각 발사 열흘, 닷새 전 국제기구에 발사 가능 기간을 통보한 바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정찰위성의 목적은 다양한 미사일과 핵투발수단을 정확히 명중시키기 위해 필요한 위치·이동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당한 위성 발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 등 관련 기구에 발사계획을 통보하는 절차를 준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위성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기상 여건에 맞춰 날짜를 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서해위성발사장의 사전 움직임을 한미 정찰자산이 포착했다는 소식이 아직 나오지 않아 단정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교수는 "북한이 ‘평화로운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을 지키기 위해서는 발사 전 국제기구에 통보하는 게 맞지만, 최근의 행태를 보면 통보하지 않고 위성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또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할데 대한 전투적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1호기를 시작으로 수차례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그동안 시험위성발사를 거쳐 실용위성, 지구관측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정찰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력 발전 5대 중점 목표’로 제시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고체연료 ICBM 개발’ ‘정찰위성 개발’ 등이 속속 달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ICBM의 ‘가동성과 신뢰성’을 확인했다면 북한이 ICBM의 정상각도(30~45도) 발사나 신형 고체연료 ICBM, 정찰위성 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로 긴장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화산-31’ 핵탄두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치부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정치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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