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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글로벌 최저한세]①주요 50대 기업 64% "납세 대상·규모 깜깜이"…세금 증가 우려

시계아이콘02분 13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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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 대상 여부·규모 파악 못해
"납부 확신" 기업은 5곳뿐
전 세계 140개국서 도입
기업들, 규모 등 추정 불가능
실제론 더 많이 낼 가능성 커
자유로운 해외 영업활동 위축

[‘카운트다운’ 글로벌 최저한세]①주요 50대 기업 64% "납세 대상·규모 깜깜이"…세금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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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회사가 최저세율(15%)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모기업이 차이만큼 메우는 글로벌 최저한세가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대상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 그에 따른 영향 등을 검토하기 시작한 지 4개월 이상 흐른 현재 시점에서 각 기업은 자사가 납부 대상인지, 납부해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납부해야 하는 시점인 2026년 6월까지 2년가량이 남았지만,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최저한세’가 자칫 법인세 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카운트다운’ 글로벌 최저한세]①주요 50대 기업 64% "납세 대상·규모 깜깜이"…세금 증가 우려

20일 아시아경제가 글로벌 최저한세를 납부해야 하는 대상기업으로 예상되는 국내 5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지난 3월 주주총회 기준)를 전수조사한 결과, 50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32곳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납부 대상 여부와 세액 규모 등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율로는 전체의 64%다.


이들 32개 기업들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검토 중이긴 하지만 추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 기업은 14곳, 다른 설명 없이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 기업도 똑같이 14곳이었다. "검토는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는 기업은 4곳뿐이었다.


반면 "(세액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글로벌 최저한세를 납부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 기업은 5곳(10%)이었다. HD현대, 삼성SDI, 에쓰오일, 롯데지주였다. HD현대는 "2021년과 2022년 사업연도의 연결 재무제표상 매출액이 각각 7억5000만유로 이상이며 종속기업이 진출한 국가 중 법정세율이 15%에 미달하는 국가는 헝가리, 아랍에미리트(UAE)와 마셜제도가 있다"며 "2023년 재무제표를 기초로 국세조세조정에관한법률 제80조에 의한 전환기 적용면제 테스트를 수행한 결과, 종속기업들이 속한 아르헨티나와 UAE가 글로벌 최저한세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세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검토 중인지를 밝히지 않고 "영향이 없을 것 같다"거나 "(자사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고 한 기업은 17곳(34%)뿐이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세계 각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 자회사가 최저세율 1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나머지 세금을 모기업이 있는 국가에 납부토록 해서 세율 15%를 채우도록 하는 제도다.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하고자 조세 경쟁을 하는 국가들을 활용해 저율 과세 국가에서 조세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의 합의로 만들어진 제도다. 합의한 국가는 총 140개에 이른다. ‘필라2’로도 불린다.


[‘카운트다운’ 글로벌 최저한세]①주요 50대 기업 64% "납세 대상·규모 깜깜이"…세금 증가 우려
[‘카운트다운’ 글로벌 최저한세]①주요 50대 기업 64% "납세 대상·규모 깜깜이"…세금 증가 우려

사업보고서들에 적시된 표현들로 비춰보면 기업들은 글로벌 최저한세를 ‘미지의 세금폭탄’으로 받아들이는 인상이 짙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맞닥뜨린 분위기다. 이 세금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에선 확정적인 표현을 자제했다. 전망하더라도 모두 이전 연도의 회계 내역을 대입해서 내놓는 ‘추측’ 수준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확신하지 않았다. 글로벌 최저한세가 올해 도입됐을 뿐 세부 규칙은 명확하지 않아 세금의 영향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려운 현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2022년 12월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위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해 1월1일부터 도입됐다. 적용 대상은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년 이상의 연결 재무제표상 매출이 7억5000만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으로, 기획재정부는 우리 기업 약 245개가 적용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자회사가 진출한 지역의 법인세율, 보조금 지급 여부, 납세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2년이 결코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제도 신설에 따른 혼선을 우려해 올해 도입하되, 실제 계산하는 내용이 담긴 소득산입보완규칙(UTPR)은 내년부터 시행, 세금 신고 및 납부는 2026년 6월부터 하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기업들은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이 세금에 대한 모든 내용을 파악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검토가 늦어질수록 기업들의 불안감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정현 법무법인 율촌 공인회계사는 최근 한국배터리산업협회·한국석유화학협회·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공동 주최로 열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과 글로벌 최저한세 세미나’에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6768억원)과 SK온(6100억원)은 약 1조3000억원의 IRA 세액공제를 받았다"며 "다른 소득이나 결손이 없다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라 이 중 15%에 달하는 약 1800억원의 추가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도 확실치 않다. 정 회계사는 "공시된 실적을 바탕으로 단순 수식에 넣어서 나온 수치여서 정확하진 않다"며 "실제 내야 하는 세금은 더 클 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 자회사를 둘 때는 보통 모기업의 소재국에서는 여러 여건상 영업활동이 어려워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글로벌 최저한세는 이들 기업의 세액감면 효과를 떨어뜨리고 해외에서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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