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韓저출생 원인 'hagwons'…결국 사교육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 26조원
교육부, 상반기 내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 매해 합계출산율 최저치를 경신하는 한국은 저출생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 동력을 잃게 돼 한국의 경제성장이 멈출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사교육비 부담을 꼽아왔다. 좋은 대학과 직장을 얻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사교육 참여율과 지출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교육비 등 육아 부담이 점점 커지다보니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을 점점 후순위로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 역시 사교육비 등으로 인한 육아부담을 저출생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블룸버그는 '한국의 출산율을 세계 최저로 끌어내리는 육아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저출생 현상을 타개하고자 현금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런 유인책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출산을 고려하는 여성에게 일시적 보조금은 (향후) 수년간의 비용 걱정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어떤 선진국에서도 자녀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지만, 한국에서는 부모가 더 많은 돈을 자녀의 미래에 쏟아붓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매체가 지목한 것은 '학원들(hagwons)'이었다. 초저출산의 기저에는 한해 830만원에 달하는 중고교생 학원비 등 선진국 수준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육아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가정이 지난해 중·고교생 1인의 교육비로 약 6000달러(약 830만원)를 지출했다면서 이 돈의 대부분은 입시 준비기관인 학원으로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담팀을 마련했다. 사교육대책팀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조직개편으로 사라졌지만, 최근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교육부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해 올 상반기 안에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6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5.1%)의 2배를 넘는 증가세다. 사교육 참여율도 78.3%로 전년보다 2.8%포인트 올랐다. 고물가 상황에서 사교육비 증가로 가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슈1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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