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받고 육견농장 급습했더니 수십 마리 동물뼈 무덤이…

경기 특사경, 광주 동물학대 적발
개 51마리 구조…소유자에 포기 각서 받아

경기 광주의 한 육견농장에서 8마리의 개 사체와 수십 마리로 추정되는 동물 뼈 무덤이 발견됐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지난 24일 한 민원인의 제보를 받고 광주시 도척면의 한 육견농장을 급습해 사체와 뼈를 발견했다. 이 육견농장에는 살아 있는 개 51마리도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사체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수거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고 있다. 동물 뼈는 대부분 개이고 일부 염소와 고양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이 광주시 도척면의 한 육견농장에서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경기 특사경은 현장에서 개 사체가 발견됐으므로 농장주(62)의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또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미신고, 가축분뇨처리시설 미신고 혐의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수의학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하지 않고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도 특사경 관계자는 "개 사체는 대부분 철창 안에서 발견됐는데 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죽은 것 같다"며 "농장주는 '왜 죄가 되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적발은 김 지사가 지난 21일 '양평 개 사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동물학대 우려 지역에 대한 점검과 일제 단속을 지시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김 지사는 단속 다음 날인 25일 페이스북에 '도민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경기도 특사경이 적극 행동에 나선 결과 추가적인 학대를 막을 수 있었다"며 "현장을 제보해주신 도민께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주변에 동물 학대가 있을 경우 도민 여러분께서 즉시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 지사는 "경기도는 전체 가구의 17%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반려동물이 있다"며 "단속도 중요하지만,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정부 조직으로는 처음 '동물복지국'을 만든 경기도에서부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양평 개 사체 사건'은 이달 4일 경기 양평군의 한 주택에서 1400여 마리의 반려견이 사체로 발견된 일이다. 고물상을 하는 집주인 60대 남성(구속)은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애견 경매장 등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 반려견들을 마리당 1만원을 받고 집으로 데려와 굶겨 죽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고물상을 하면서 사람들이 키울 수 없게 된 개를 돈을 받고 데려왔는데 사료 가격이 비싸서 굶겼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