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회삿돈을 갖고 잠적한 직원의 지인들을 12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했던 코인회사 대표 일당의 ‘조직폭력’ 정황이 확인됐다.
22일 MBN 보도에 따르면 코인회사 대표 김 아무개 씨는 지난해 2월 회삿돈을 갖고 잠적한 직원을 찾기 위해 직원의 지인 2명을 12시간 넘게 감금하고 폭행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김 씨 일당은 알루미늄 방망이나 손으로 피해자들의 엉덩이를 때렸다. 무릎을 꿇은 남성들의 뺨을 여러 차례 가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을) 못 찾으면 살아서 돌아가지 못한다” “손가락을 자르겠다” 등 협박도 나타났다. 당시 피해자 1명이 감금당한 건물에서 400m가량 떨어져 있는 파출소로 도망치면서 폭행은 끝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잠적했다는 직원은 사실 김 씨의 협박에 시달려 도망친 또 다른 업체 대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 일당은 그를 상대로 강제로 차용증을 쓰게 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을 건드리겠다고도 협박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 씨 일당이 이런 방식으로 뜯어낸 금액만 100억원에 이르고, 저지른 폭행도 수십 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조직폭력에 가담한 이들이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공범이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씨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주범 5명은 상습공갈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추가로 주범 1명을 검거했으며, 공범 4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그러나 앞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수사가 지체되면서 폭행 피해자들은 경호원까지 둘 정도로 두려움 속에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피해자는 MBN에 "전관 변호사다 뭐다 하면서 영장이 기각됐다"며 "두세 달 동안 집을 안 들어갔어요. '찾아오면 어떡하지' 싶고 무서워서"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년 넘게 수사가 이어진 배경을 두고 “김 씨 일당을 체포하기 직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해 수사력이 특별수사본부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