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푸틴 체포영장, 침울한 일'…러, ICC 형사소송 맞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검사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동 불법이주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침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칸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법무장관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 날 회의에는 한동훈 장관을 포함해 40여개국의 법무부 장관들이 참석했다.

푸틴의 전쟁범죄 수사를 총괄하는 칸 검사장은 "체포 영장 발부는 승리의 순간이 아니었다"며 "판사들이 사상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도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해야 할 필요를 느낀 슬프고 침울한 일이었다"라고 밝혔다. 칸 검사장은 지난 17일 ICC가 전쟁 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위해 이들을 러시아로 이주시킨 것이라는 러시아의 말이 조금이라도 진실이라면 아이들에게 외국 여권을 주지 말고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아이들을 구조를 빙자해 납치한 후 러시아로 불법 이주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칸 검사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ICC 체제가 재각성하는 순간이라고 평했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 총장은 전쟁범죄 혐의 7만2000건 이상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며 우크라이나에 ICC 현장사무소 설립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와 관련해 ICC에 400만파운드(약 6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은 수사관 훈련과 법의학 전문가 지원에 사용될 방침이다.

한편 러시아 측은 국제사회의 비판이 일자 분쟁 지역에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이들을 이주시킨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ICC 판사와 검사를 상대로 형사소송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연방수사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가입하지 않은 ICC가 러시아의 시민을 기소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기소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방수사위는 "ICC 검사 카림 아흐마드 칸, ICC 판사 토모코 아카네, 로사리오 살바토레 아이탈라, 세르히오 우갈데 고디네즈에 대한 형사소송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제1팀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