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주소은기자
경남 의령군의회 일부 의원이 의회 청사 내에서 공공연히 담배를 피워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복수의 군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규찬 의장과 윤병열 부의장, 김창호 산업건설위원장 등은 수시로 의회 청사 내부 통로 모퉁이에 비품 창고 용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공무원들까지 불러 담배를 피워 비난을 사고 있다.
취재 결과 창고 용도로 사용해야 할 장소 내부에 탁자와 좌석은 물론 환풍기까지 설치해 아예 흡연실로 꾸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청사는 시설 전체가 금연 구역이며 흡연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정부 차원에서 강도 높은 금연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흡연권과 혐연권 사이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청사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태는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관리와 청사 보호를 담당해야 할 군 행정에도 강한 비판이 따른다. 의회 눈치 보기에 급급해 직무를 유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구나 군청사 내에 흡연 부스가 마련돼 있지만 사용하는 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일부 동료 의원과 공무원들은 이들의 행태에 대해 자질이 의심된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여러 차례 건의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행정을 견제·감시하고 군의회를 이끌어 가야 할 의장단의 ‘갑질 흡연’에 많은 공직자는 아연실색하고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의원으로서 잘못된 일이며 물의를 일으켜 군민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청사 내에서 금연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보건소는 “금연 홍보와 더불어 실태 조사해 조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