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성대수술 시키세요' 아파트 안내문 논란

소음 방지 해결책으로 성대 수술 제시
"수술 권고는 학대 종용" 비판 잇따라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거면 성대 수술을 해달라'는 안내문을 붙여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오간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원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했다는 안내문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출처=이기우 인스타그램]

해당 안내문에서 관리사무소 측은 "관리 규약(가축 사육 세칙) 규정에 따라 동일층 및 상하층 세대의 동의 없이는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할 수 없다"며 "애완견 등 가축 사육으로 내 이웃이 주거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원으로 근본적인 관리업무 수행에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 중인 세대에서는 내 이웃의 불편함을 배려하여 사육을 금지 또는 복종훈련, 근본적인 조치(성대 수술 등)를 부탁드린다"며 "배려와 양보는 좋은 이웃과 살기 좋은 단지를 만듭니다"라고 밝혔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저 정도 안내문이 붙을 정도면 주인의 관리 소홀이다", "관리가 안 되면 단독주택에서 살아야 한다" 등 관리사무소 측에 동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누리꾼은 반려견의 성대 절제 수술까지 권고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며 해당 안내문을 비판했다. "안내문에 공식적으로 성대 수술을 언급하는 것은 과도하다", "모든 일에 저런 식으로 '근본 조치'가 필요하면 층간 소음·실내 흡연의 '근본 조치'도 가능한가" 등 반응을 보였다.

강아지 성대 절제술은 소리를 내는 성대 주름을 잘라내어 짖을 때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수술이다. 수술 이후 감염·후두 협착 등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출처=테디(이기우) 인스타그램]

한편 배우 이기우 씨도 이와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안내문 사진을 올리며 "당연히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한다면 교정하고 훈련을 해야 하고 나도 견주의 책임과 의무를 더 견고히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애완견이 짖지 못하도록 하는 성대 수술(권고)은 학대 종용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는 개는 가축이 아니다. 그러나 축산법에서는 개를 가축으로 정의한다. 또 동물보호법에서는 반려동물이다. 개는 가축과 반려동물의 두 가지 지위에 놓여있다"며 "관련 법들이 명확해져야 법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에게 혼선도, 불필요한 혐오와 분쟁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2021년 1월부터 유기견 '테디'를 입양해 기르고 있다.

이슈2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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