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산책하던 반려견을 다른 대형견이 물어 죽이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견은 목줄과 입마개도 착용하지 않아, 말리던 견주마저 다치게 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에 사는 50대 A 씨는 지난달 18일 낮 몰티즈 종 반려견을 데리고 자신의 아파트 인근에서 산책하던 도중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대형견의 공격을 받아 숨진 A 씨의 반려견. [사진출처=연합뉴스]
A 씨에 따르면 그는 당시 반려견과 함께 인도 위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종 대형견이 튀어나와 반려견에게 달려들더니 머리를 물고 마구 흔들었다.
이에 A 씨와 대형견 견주가 상황을 막으려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가 겨우 떼어놓은 반려견의 머리는 이미 피투성이였으며, 한쪽 눈마저 튀어나올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반려견은 인근 동물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수의사로부터 "두개골이 으스러져 더 손을 쓸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A 씨는 결국 10년 넘게 키우던 반려견을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내야 했다.
사고 당시 A 씨도 대형견을 막으려다 손을 물려 상처를 입었다. 그는 신장이식 수술 이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던 중이어서 보름 넘게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와 도사견,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개 견종 및 그 잡종의 개는 맹견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외출 시에는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맹견 보험도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A 씨에 따르면 핏불테리어는 당시 목걸이만 착용한 채 목줄이나 입마개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맹견 보험에는 가입돼 현재 양측이 피해 보상과 관련한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해 견주 측은 연합뉴스에 "펜스 안에 있던 개를 데리고 나와 건물 뒤쪽으로 가려던 순간, 개가 A 씨의 반려견을 보고 갑자기 달려들면서 개를 놓쳤다"며 "부주의와 실수로 일어난 사고"라고 밝혔다.
A 씨는 "맹견에 대한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 주인들의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이 화나고 안타깝다"면서 "개 주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 더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