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스위스산 아니잖아' 초콜릿 포장서 마터호른 지운다

초콜릿 '토블론' 포장지 교체 예정
생산공장 슬로바키아로 이전 때문
스위스, 자국 상징물 강력 규제

뾰족한 삼각기둥이 늘어선 독특한 형태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스위스제 초코바 '토블론' 포장지에서 스위스의 대표 상징이 사라질 예정이다. 원래 토블론은 스위스 공장에서 생산됐으나, 모회사의 경영 전략 변경으로 인해 일부 물량이 슬로바키아로 옮겨지고 있는 탓이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토블론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계 글로벌 식품기업 '몬덜레즈'는 최근 토블론 생산 물량 일부를 스위스 공장에서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앞으로 토블론의 포장지엔 스위스의 상징물 중 하나인 마터호른 산봉우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BBC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2017년 '스위스니스(Swissness)' 규제를 식품업계에 적용한 바 있다.

마터호른 봉우리가 그려진 토블론 초콜릿 포장 [사진=연합뉴스]

스위스니스란 스위스 원산지 제품에 국적을 표기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스위스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스위스니스 규정은 가공식품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제품에 함유된 우유가 온전히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면, 기업은 마케팅을 할 때 스위스 국기, 스위스 상징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보통 스위스니스는 원재료의 80%를 스위스에서 조달해야 성립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토블론 초콜릿 /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몬델레즈 측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토블론 브랜드를 확대하기 위해 일부 생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포장재에서 마터호른 봉우리가 사라지는 대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로고를 디자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블론은 1908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처음 발매된 초코바로,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했다. 초기 토블론은 꿀이 함유된 누가, 아몬드에 초콜릿을 섞어 삼각기둥 형태로 제조했는데, 이 모양은 베른의 마터호른 산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터호른 봉우리가 토블론의 마케팅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슈2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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