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23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브리핑(896호)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 통계상 국내 건설 수주는 공공·민간 모두 늘어 전년 대비 8.4% 상승한 229조749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통계가 작성된 1994년 이래 가장 큰 금액이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수주가 양호한 가운데 민간수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며 "민간의 경우 비주택 건축, 토목, 주택 순으로 전년 대비 수주 증가 폭이 컸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공공수주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56조8563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8.5%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4분기 들어 발주가 감소하고 유찰된 공사들이 늘어나면서 폭이 둔화됐다.
특히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5조2041억원을 기록했지만 예년에 미치지 못했고, 비주택 건축 수주도 관공서 수주가 감소하면서 2.6% 줄었다.
반면, 민간수주는 같은 기간 10.8% 증가한 172조892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주택 건축, 토목 부문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택 수주도 양호했다.
토목 수주는 반도체 설비 관련 기계 설치 공사와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24조627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37.0% 늘어난 수치다.
비주택 건축 수주도 13.5% 증가한 67조452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상업용 오피스 수주가 부진했지만, 대단지 반도체 공장 공사 및 지식센터 수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종별로도 지난해 공장 및 창고 수주는 35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주택 수주는 재건축이 활발해 전년 대비 2.9% 증가한 80조8133억원을 기록,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