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전쟁 판세 바꿀 수 있지만…“일단은 신중”

포탄 재고 떨어진 러시아의 희망
중국은 ‘중재자’ 자리 지키려 신중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세를 바꿀 힘이 있음에도 일단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실패하고 있는 러시아의 전쟁을 중국 무기가 되살릴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전쟁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탄의 재고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지원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

러시아의 협력국 중 벨라루스는 이미 포탄 보유분을 전부 러시아에 제공했고, 북한은 물량 고갈을 경계해 일부만 지원했다. 이란은 줄 수 있는 물량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4위의 무기 수출국인 중국은 러시아가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기준으로 세계 20위권 방산업체 중 7개가 중국 회사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의 포탄 비축량이나 품질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크레믈궁을 방문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게다가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 입장에서도 러시아를 지원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몇 주 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양국의 ‘한계 없는 협력 관계’를 언급한 바 있다.

또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에서 군사 기술을 수입했는데, 이번 기회를 활용하면 방위 분야에서 양국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은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등에 필요한 첨단 부품을 러시아에 보내고, 우주로켓 엔진인 RD-180이나 잠수함·전투기 등 관련 기술을 대가로 받을 수도 있다”는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관계대학원 마이클 라스카 교수의 말을 전했다.

다만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 서방국의 질타를 받아왔기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를 지원하면 중립적인 중재자라는 지위를 잃게 되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한편 유럽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18일 회담에서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적극적으로 보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봄과 여름에 전장에서 절망적인 상황에 다다른다면, 중국은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슈2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