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총선 승리가 목적인 사람과 경선 승리가 목적인 사람 간의 대결처럼 됐네요."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항상 총선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전략 발표도 세 번이나 했는데 왜 다른 후보는 아무도 전략 발표를 안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달 12일 '당원이 자랑스러워하는 당당한 당대표 당의 새로운 변화와 총선 승리 전략'을 시작으로 19일 당원권 강화와 공천시스템 관련 '우리가 주인이다', 24일 '정부 3대 개혁 뒷받침 방안과 정치권 부패 척결 방안' 등의 주제로 본인의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26일에는 '국민의힘 수도권 총선 필승을 위한 전략 토크쇼'를 열었다.
그만큼 '정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안 후보는 "당 개혁의 가장 첫걸음은 당을 유능한 정책 정당으로 만드는 개혁"이라며 "정책 발표도 많이 해서 이런 쪽으로 대결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정책적인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가득했다. 특히 '수도권 대표'를 자주 언급했다. 안 후보는 "지난번 총선에서 국회 구조가 이렇게(여소야대) 된 이유는 수도권 때문인데 121석 중 17석밖에 못 가져오다 보니 당이 쪼그라들었다"며 "모든 전쟁에는 사령관이 최전선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 사령관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도권에서 정말 중요한 게 중도층과 20·30세대인데 제가 그 고정표를 갖고 있다"며 "이미 증명된 게 민주당으로 출마한 적이 없는데도 수도권에서 20~30%포인트 차이로 이긴다는 게 확장성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서 두 번,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한 번 승리한 수도권 기반 3선 의원이다.
안 후보의 수도권 승리 전략은 '시스템 공천'이다.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15%포인트 이하로 진 곳을 조사해보니 50석 정도 되는 지점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그 정도 차이면 공천을 잘해서 확장성 있는 인물을 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70석 정도 가져와 총 170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캠프명은 'V170'으로 총선에서 170석을 차지하겠다는 그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번 총선과 지금을 비교하면 하나도 안 바뀌었는데 김기현 후보는 현재 당헌·당규가 시스템 공천이라고 한다"면서 "당헌·당규를 제대로 안 본 것이다. 보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 천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후보가)아직도 (정책을) 안 내놓는 것을 보면 시스템 공천을 할 마음이 없다는 건데 이는 공천 파동이 일어나게 돼 있다"면서 "오히려 김 후보의 목적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되는 것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 구도 양상인 점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친윤이냐, 아니냐는 이런 논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현재 여당이라면 다 친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러 소수의 사람들이 자기들만 친윤이라고 하면서 독점하고 나머지를 비윤이라고 하는 게 문제"라며 "여당 의원들은 정부가 실패하면 다음에 떨어지는데 그걸 바랄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는 친윤임을 강조하는 김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권주자간 '연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의 측근인 천하람 후보는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공개 일정에 함께 하자고 제안하며 전략적 연대를 시사했지만, 안 후보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결선투표가 없을 때라면 1차 투표 때 연대가 일어나지만, 결선투표가 있을 때는 1차 투표에서 자기가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지자들을 모으는 노력만 해야 한다"며 "1~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그 다음 결과에 의한 연대가 생긴다. 사람들이 결국 둘 중 누가 더 적합한지를 판단하는데 이는 위에서 손을 잡는다고 연대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선 결선투표를 통해 자신이 당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2위 둘 다 50%를 넘는 사람이 없는데다 김 후보가 계속 저만 공격하는 걸 보면 결선투표 상대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두 명이 남은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수도권에서 한 명이라도 더 국회의원을 당선 시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로 판단이 옮겨가는 순간 제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