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인슐린 가격을 낮추라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직면한 대형 제약사가 결국 70% 인하에 나선다.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1일(현지시간) 가장 대중적으로 처방되는 인슐린 제품인 휴마로그와 휴물린의 가격을 오는 4분기부터 70% 낮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라이릴리는 5월1일부터 자사가 판매하는 리스프로 가격은 바이알(병)당 82달러에서 25달러로 낮춘다. 이는 시중에 나온 모든 인슐린 제품을 통틀어 최저가다.
아울러 일라이릴리는 인슐린 제품 구매에 들어가는 본인 부담금을 월 35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인슐린 밸류 프로그램'을 민간 보험 가입자에게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는 인슐린 가격을 낮추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진 조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에 따라 메디케어(65세 이상 고령층이 주 대상인 미국의 공공의료보험) 가입자들은 인슐린 구매 시 월 35달러 이하만 내면 된다. 하지만 개인 보험이 있거나 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비싼 비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당뇨병협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약 40%는 개인보험에 가입돼있고, 5%는 보험에 가입돼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가격을 월 35달러 이하로 낮추라고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라이릴리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다른 제약회사에도 이러한 결정에 합류해줄 것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오늘 발표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는 당뇨병을 가진 미국인들에게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휴마로그의 가격은 5팩짜리 주사펜 제품 530달러, 바이알당 274달러다.
한편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전장 대비 1%이상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