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오늘의 만보 코스는 서울 구로구의 ‘명품 구로올레길’이다. 구로구에는 매봉산과 개웅산, 푸른수목원 등의 녹지대가 있고 안양천, 도림천, 목감천이 흐르고 있다. 이와 함께 구로구에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크고 작은 IT 기업들이 모여 있다. 이질적일 수 있는 자연과 도심을 하나로 품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명품 구로올레길이다. 구로올레길은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걷기 환경을 제공하고자 끊어진 길은 잇고, 걷기 불편한 곳은 개선하는 등 도보 생활권과 밀접한 기존의 길을 활용했다. 2011년 말 공사를 시작해 산림형 4개, 하천형 3개, 도심형 2개 등 3개 유형 9개 코스를 총 28.5km 길이로 조성하고 2014년 5월 전구간을 개통했다.
유형별로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산림형이다. 산림형은 총 4개 코스, 10.5km 길이로 조성됐다. 계남근린공원에서 출발하는 1코스를 따라 걸으면 여계묘역, 고인돌 등 구로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짧은 길이의 코스를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1코스를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산림형 코스를 즐길 시간이다. 해맞이 장소로도 유명한 매봉산의 입구인 참새공원에서 2코스가 시작된다. 매봉산을 오르다 보면 숲 내음, 선선한 산바람, 잎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빛 등 자연물이 오감으로 느껴지며 산림형답게 1코스보다 자연에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다음은 온수역부터 천왕중학교까지 이어지는 3코스로 향한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도심 속의 바쁜 일상을 잊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하는 코스다. 이 코스에서는 천왕산 더불어숲길을 비롯해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을 마주한다. 더불어숲길은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저서인 ‘더불어 숲’에서 착안해 마련된 산책로로 숲길에 설치된 서화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자연 속 전시장에 온 것 같다.
이와 더불어 항동철길은 예스러움과 함께 도심을 벗어나 시골로 옮겨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양옆으로는 메타쉐쿼이아 나무가 솟아 있고 ‘항동철길역’이라는 간이역과 철길 모양의 벤치, 철길의 침목에 쓰인 문구 등이 쭉 뻗은 철길에 재미를 더한다. 철길 바로 옆에 있는 푸른수목원은 약 20만여㎡ 규모로 20개의 주제정원과 식물 1400여종, 항동저수지가 있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나들이 장소로 추천한다. 지난해에는 푸른수목원 안에 푸른도서관을 개관해 또 하나의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마지막 4코스는 개웅산을 품은 코스로서 산림형 중 가장 짧은 코스다. 산이지만 높거나 가파르지 않아 동네 둘레길을 걷듯 가볍게 걷다 보면 마음속에 자연을 한가득 품은 채 산림형 코스를 마무리하게 된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불어오는 바람과 산뜻한 공기의 향기, 부드러운 흙길을 느끼고 싶다면 도심 속 힐링지인 명품 구로올레길 산림형 코스를 따라 걸어보자. <제공=구로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