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경찰 자존감, 땅굴 파고 들어갔다 할 정도'

前 울산중부경찰서장, 김어준 뉴스공장 인터뷰
"검찰이 다시온다는 건 경찰 존재감 무너뜨려"

"자존감이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표현이 있지 않습니까? 그보다 더 심하게 자존감이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 할 정도로 지금 검찰을(검찰 출신을) 경찰국수본부장 임명한 것에 대해서 아주 자존심을 상해들 하신다."

류삼영 전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은 28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류 총경은 "경찰이 지금, 경찰 국수본부장을 검찰로 데려온다는 거는 경찰 아이디어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을 지낸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 내부의 기류를 이렇게 전했다.

경찰국 설치에 반발하는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해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이 2022년 8월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류 총경은 "(국수본부장은) 형사소송법과 관련한 수사에 관하여 지방경찰청장들을 다 지휘한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지휘할 수 있다"면서 "각 경찰서장들하고 경찰청장들 그다음에 수사관들을 지휘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류 총경은 국수본부장에 다시 검찰 출신이 올 가능성에 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따옴표"경찰이 간절히 바라는 거는 우리 경찰한테 이걸 맡겨주면 정말 잘하겠다. 이런 내부적인 그런 게 있고, 이게 지금 검찰이 다시 온다는 거는 우리 경찰의 존재감을, 자존감을 다 무너뜨리는 거니까 그거는 좀 피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간절하죠."

류 총경은 "기본적으로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에서 뽑는 걸 기본으로 정해놓고, 필요에 의해서 외부에서 공모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이러한 조건을 가진 사람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된 거예요. 그건 기본적으로는 경찰 중에 뽑는 게 법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류 총경은 상호 견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류 총경은 "형사소송법을 실천하는 그런 권한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걸 한쪽으로 몰아넣으면 인권 구제가 안 된다"면서 "경찰, 검찰, 법원으로 단계적으로 구분을 하고 경찰이 한 것은 검찰이 잘 했는지 리뷰를 하고, 검찰이 인권침해를 했는지는 법원에서 살펴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순신 변호사가 수사의 목적은 유죄판결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류 총경은 "수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거지, 죄 없는 사람은 죄 없는 대로 밝혀야지, 모든 사람에 대해서 유죄를 목적으로 할 수 없는 거죠"라면서 "(경찰이) 유죄를 목적으로 하는 수사 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슈1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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